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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과 비교한 홍보전략이 유일한 실수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dolstone 2006-11-29 오후 1:43:51 1321   [1]
 

어렸을 적, 그러니까 국민학교를 다닐 때, 이 나니아 연대기를 친척집 가서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읽다가 에드먼드가 마녀의 음식을 먹고 마녀쪽으로 넘어가는 곳까지 엄청나게 흥미진진하게 읽으면서 과연 뒤가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가 집에 오는 바람에 다 못읽고 집에 왔었습니다. 그때는 제목이 나니아 연대기였는지도 몰랐죠.

 

사실 이 이야기는 서구에서는 엄청나게 유명한 소설입니다만 한국에서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반지의 제왕이 유명세를 타고, 반지의 제왕의 영화적 성공에 이어 나니아 연대기의 영화화가 이야기되자 "이게 반지의 제왕만큼 유명한 소설인데 영화화 된 거라며?" 라는 식으로 알게 된 분들이 많죠.

 

바로 여기에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의외로 그렇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유가 - 영화 자체의 퀄리티에 비해 -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나니아 연대기와 비슷한 류의 판타지 소설이 영화화된 케이스인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와 아무래도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영화가 미리 가지고 있는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영화로서의 반지의 제왕을 보죠. 그 장대한 대 서사시를 3편, 10시간이 넘는 시간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소설을 미리 읽어봤던 사람이건, 읽어보지 못했던 사람이건 누구나 중간계의 그 화려한 장면에 넋을 잃고 보면서 반지 원정대의 그 처음부터 끝까지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소설의 이야기를 영화 시간에 맞게 확확 축약시켜 놓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본 소설이라 그정도의 생략과 건너뜀이 있어도 사람들은 의식,혹은 무의식적으로 이야기를 연결시켜가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니아 연대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야기인데다가 생뚱맞게 두 번째 이야기부터 영화화를 시켜 놓았습니다. 사실 나니아 연대기의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이야기와 별로 연결이 되는 부분은 없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사실인 ‘왜 아스란 님이 나니아 세계에서 그렇게 추앙받는 존재인지’ 라는 이유가 나옵니다. 영화에선 이러한 사전 설명이 없다 보니 영화로 나니아 연대기를 처음 접하게 된 사람들은 혼란스럽게 되는거죠.

 

영화 초반부에 모든 나니아 사람들이 아스란 님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누구길래 그러나~’ 라고 기대했더니 왠 사자가 떡 하고 나오더니 그걸로 끝입니다. 뭐 잘난거 있나 기대해 봐도 말하는 사자란 점 빼고는 별반 틀린 것도 없구요.(소설에 나오는 아스란의 권능에 대한 묘사가 영화에선 없다는 점도 이점에선 아쉬움. 속칭 ‘가오’가 안나요) 그리고 난데없이 죽었다가 “쨔잔! 사실은 되살아났다!!” 라고 살아나니 어른 관객들이 “이게 뭐야! 애들 만화냐?” 라고 생각해 버리고 마는 거죠. 사실 희생과 부활이라는 기독교 사상과 연관시켜서 생각하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하는게 무리가 아니죠.

 

뿐만 아니라 왜 숲속에 가로등이 있는지, 교수는 왜 뭔가 아는지, 옷장이 나니아를 연결하는 통로가 된 이유는 뭔지부터 시작해서 아담의 아들(남자애) 둘과 이브의 딸(여자애) 둘에 대한 예언이 어떤 이유로 내려왔는지, 그리고 돌탁자가 나니아 세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하얀 마녀가 나니아를 지배하게 된 계기와 왜 아스란을 무서워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떡하니 이야기가 진행이 되니, 나니아 연대기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기엔 한마디로 ‘밋밋하고 허황된 스토리’ 가 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밖에 아름다운 나니아계나 기기묘묘한 신화속의 괴물들, 스팩타클한 전쟁장면들을 홍보하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이미 반지의 제왕에서 다 본 모습들이니 그리 큰 메리트가 있는 건 아니니, 이런 여러 가지 외형적인 문제 때문에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영화가 시작되기 전 홍보를 너무 잘 해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점 때문에 그만큼 실망도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란 옛말이 딱 맞는 케이스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문제들을 제외한다면 영화 자체로는 그렇게 잘못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밋밋한 스토리이긴 하나 원작을 따르려니 어쩔 수 없었고, 영화 자체로는 그리 흠잡을 만한 점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관객의 기대치 2%를 넘기지 못한 게 이 영화의 가장 결정적인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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