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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W III - 작가, 직접 반론에 나서다 쏘우 3
rcnhorg7 2006-12-03 오후 4:18:22 1749   [6]

 

 



 2년 전. ‘넌 밀폐된 공간 안에 있어.’라는 유행어가 무색하지 않을 재미와 철저한 폐쇄공포에 입각한 스릴을 선사했던 ‘쏘우(saw)’가 관객들에게 세 번째 게임을 제안합니다.


 전편에 이어 난치병으로 죽어가는 잔혹한 게임 플레이어 직쏘(jigsaw) 할아버지는 자신의 목숨을 조금 더 연장시켜 줄 린이라는 의사선생님을 납치해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고 동시에 자신의 마지막 게임이 될 지도 모르는 게임을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합니다.


< 영화 속 게임의 창시자인 직쏘(Jigsaw) >



 ‘쏘우’의 흥행의 원동력이 된 것은 가학적일 만큼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게임입니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잔인하다고 욕을 하면서도 또 그만큼 그 영화를 보게 됩니다. 일부 관객들은 ‘이건 쓰레기야’ 따위의 말로 이 영화에 대한 피드백(feed-back)을 제공하는데 왜 세 차례에 걸쳐 그런 잔인한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가에 대한 작가의 주장 내지는 변명을 하는 것이 세 번째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쏘우’게임의 개발자였던 리 와넬제임스 완 감독은 죽어가는 직쏘 할아버지를 통해 원 없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모든 이들이 게임에 참여할 때 약관보다는 상금을 먼저 보는 심리를 대변이라도 하듯 재미있는 게임은 1편에서 주로 다루고 3편에서는 관객들이 그닥 알고 싶지 않게 느끼는 게임의 개요를 읽어주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 게임의 실제 제작자인 리 와넬(위)과 제임스 완(아래) >


 가끔 사람들은 심심하지 않게 죽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유행가 가사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어서 죽고 싶다고 할 정도인데 이 말은 진짜 죽고 싶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워지고 싶다는 더 큰 삶의 욕망을 뜻합니다.


 영화 속 ‘쏘우’게임의 개발자인 직쏘 할아버지는 난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자신과 비교하면서 의미 없이 살아가는 인간에게 사느냐 죽느냐에 대한 절박한 선택을 하게하고 이를 통해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자는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남겼던 ‘너희들이 죽을 위기를 넘겨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이야기야 말로 작가가 직쏘 할아버지의 입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마치 직쏘 할아버지가 피에로 인형을 통해 희생 예정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설화법을 쓰는 작가들이 은유를 쓰는 작가들보다는 관객들에게(책이었다면 독자들에게) 조금 덜 풍부한 감정을 전달해주게 됩니다. 작가가 제시하는 방향과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의식이 같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1편에선 삶과 죽음의 줄타기를 하는 신나는 게임을 보여주었던 것이 직쏘 할아버지가 대중들에게 정체를 공개하면서 ‘나는 왜 사람들을 죽이게 되었는가.’에 대한 강연회로 바뀌었고 이는 형(刑)틀의 철학이라는 게임에 대한 변명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 ‘쏘우’ 2, 3편의 감독 대런 린 보우즈먼(오른쪽) >



 작가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직쏘의 협력자인 아만다의 이야기를 부각시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화 속 아만다의 캐릭터가 목적 없는 폭력에 길들여진 젊은 사람들을 뜻한다고 보고 싶습니다. ‘증오’를 만들었던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99년도 작품 ‘암살자(들)’에선 전자오락 게임을 하듯이 심부름을 하는 어린 킬러가 등장합니다. 이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비도덕보다 더 무서운 것은 목적 상실이고 그것이 (이 영화를 즐겨 볼 만한)젊은 세대, 더 나아가서는 어린 세대에 퍼져있다는 것입니다. 살인은 결코 도덕적인 것이 아니지만 소위 ‘충격요법’이란 게 아직은 먹혀 들어간다고 생각해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듯합니다.


< 직쏘의 협력자인 아만다(왼쪽)와 직쏘(오른쪽) >


 또한 자신들의 주장이 ‘살인에도 도(道)가 있다’는 말로 해석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들의 방식대로 또 한 사람을 게임에 끌어들입니다. 제프라는 이름의 중년남성에게 직쏘가 만들어 놓은 미로를 탈출해 제프가 벌하려는 누군가를 처단하라는 미션을 남깁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죄가 명백한 인간’을 ‘벌하는 임무’를 맡긴 것이죠.


 이 부분에서 얼핏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엄정화 주연의 ‘오로라 공주’에선 주인공의 딸이 죽기 까지 방관을 일삼았던 이들을 잔혹하게 처단하는데 ‘오로라 공주’의 극단적인 모성애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쏘우 3’의 제프의 이야기가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하실 분은 얼마나 될 지 궁금합니다.


< 직쏘 게임에 들어온 제프 >



 쏘우 시리즈의 세 편 모두 ‘가족’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 그만큼 혈육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려 했음이죠.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그 메시지를 관객들이 받아들일 만큼 영화는 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주었는가가 의문으로 남습니다.



 영화는 간단한 이야기를 너무 복잡하게 보여주는데 영화 제목이 퍼즐 조각을 의미하는 것 만큼 ‘21그램’처럼 꼬아서 보여주면 나름 의미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랬을 거라는 추측도 해 봅니다. 덕분에 영화가 산만해 보이긴 했지만요.


 또한 ‘쏘우’가 드라마적인 요소를 보여주기엔 관객들은 지나칠 정도로 스릴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테면 제프가 미로에서 맞닥뜨리는 또 다른 희생자들에게 하는 틀에 박힌 대사와 행동들이 그런 작가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엔 전혀 매끄럽지 못하고 이는 스릴러로서의 긴장감마저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 지난 이야기들을 우려먹는 것도 시답지 않고 더 중요한 것은 관객들이 애초부터 ‘쏘우’란 영화에 그런 설교를 바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기모순에 빠지지 않으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태생적으로 그 부분은 놓아버린 영화가 바로 ‘쏘우’가 아닌가 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해당 링크는 엠파스와 씨네서울에서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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