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007 영화와는 다르다. 전혀 다르다.
상상을 초월하는 최신형무기도 없고, 이를 만드는 지하실도 없다.
뭇여성관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섹시한 살인미소도 없다.
007영화의 시작의 백미는 '실루엣처리된 나신의 모델과 제임스 본드 퍼포먼스'인데..
그것도 없다. '제임스 본드의 액션퍼포먼스'가 대신하는데 전의 것을 쪔쩌먹는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덤비는 악당을 흠집하나 없이 물리치는 수트차림의 슈퍼맨은 더 이상 없다.
대신에 ...
분노하고, 절망하며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다.
적과 대응할 땐, 피투성이가 되어서는 기진맥진하고..
힘겹게 아무 일 없는 척 연기를 한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여성에게 냉소적인지, 그리고 어떻게해서 멋진 신사의 미소속에
숨어있는 냉혈한 살인귀의 모습을 하게 되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007하면 제임스 본드이고 그 하면 '숀 코네리'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그는 피터팬이 아니기에 더 이상 007의 그는 볼 수가 없다.
최근의 몇 작품에서도 가발성형을 하고, 뚱뚱한 몸은 'CG처리'를 하느라 애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잖은가.
숀 코네리스러운 피어스 브로스넌도 마찬가지. 007에는 너무 늦게 캐스팅이 되었다.
오십대 후반에 접어든 그가 액션을 하기엔 '대역투성이'가 될 게 뻔하다.
화장이 떡칠되어 '게이샤'를 방불케 해 측은지심까지 일으키지 않았던가.
미소하나는 끝내줬지만...마지막 작품에도 힘겨워했다는데 말이다. 아쉽다.
두 배우는 결국 '슈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 작품의 007로 분한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안 플레밍의 소설속 007'다웠다.
굳이 따지자면 소설속의 전형적인 그는 아니지만,
인텔리해 보이지도, 섹시하지도, 않지만...
푸른 눈동자에서 품어져 나오는 그의 매력에는 충분히 매료될 법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오히려 좀 나이들어 보이지만 그는 실제나이가 39세다.
이번 영화에서 보거나, 나이로 보건대...앞으로 자주 볼 듯 싶다.
체격은 맨유의 '웨인 루니'답지만...
외모는 전직 KGB요원 출신의 러시아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사촌정도 닮았지만...
루니답게 날쌔고, 힘차고, 파워풀하며...
푸틴답게 '첩보원'스럽다.
그를 캐스팅했다는 소식에 조금은 실망했던, 나의 선입견에 사과한다.
마지막으로 '몽상가'에서 '뇌살적인 나신과 표정연기'를 보여준 '에바 그린'이
본드걸로 등장하는데 '젖소부인'스러운 금발의 글래머의 그것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나머지는 여러분의 몫...
황당하지 않다.
웃기지도 않다.
어설픈 무엇도 없다.
기존의 007영화를 기대하지 말라.
2시간30분간 잠시도 눈을 못 떼는
전혀 새로운 멋진 007영화를 기대하시라.
'숀 코네리'이후 최고의 007이 되었음을 축하한다.
멋진 영화, 10점 만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