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007 다니엘 크레이그
이번 시리즈에서는 좀더 인간적인 007을 그렸다고는 하나, 이건 인간적이다 못해 아주 어리버리하고 불쌍하기까지 하다. 처음엔 그냥 과거 역대 007 제임스 본드보다 싸움을 좀 못한다 싶었는데, 독이든 음료를 마시고 죽었다가 겨우 살아나지를 않나, 악당에게 알몸으로 치욕적인 고문을 당하질 않나, 게다가 마지막엔 본드걸한테 뒷통수까지 맞질 않나... 아무리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007을 그리려고 했다고는 하나,이건 정말이지 "007 제임스본드"의 매력과 카리스마를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나약한 007이었다. 게다가 어디 시원하게 악당 한명 처단하지도 못하니...
-악당이 많으면 영화가 산으로 간다?
이번 영화에서는 정말 제대로 기억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악당들이 많이 나온다. 메인 악역이 있지만 빚쟁이한테 얻어맞고 다닐 정도로 볼품이 없고, 그 약당을 이용한 또 다른 악역, 그 악역뒤의 또다른 악역, 그 악역을 뒤통수 치는 또 다른 악역들이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나온다. 정말 나중에는 007과 카지노대결을 펼치는 초반의 그 악역이 거의 조연으로 느껴질만큼 악역이 끊임없이 나온다. 솔직히 영화보고 이야기가 어떻게 된건지, 누가 제일 나쁜놈인지 정리도 안된다. 아무리 반전과 스릴이 중요하다 하더래도 이건 꼬아도 너무 꼬았다. 그냥 2시간 러닝타임으로 끝냈어도 좋았으련만 너무 오버한 나머지 영화가 루즈해지고 막판엔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나약한 007과 빈약한 반전, 한마디로 내가 본 007시리즈 중 가장 실망스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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