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정통무술영화라서 뒤늦게나마 DVD로 빌려본 '무인 곽원갑'.
영화는 소문대로 옛 중국무술영화다운 우직한 재미가 있었다.
지금봐서는 너무 뻔한 스토리일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런 영화를 보기힘든 요즘
쏠쏠한 무술대결의 재미를 보는 맛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의 의미가 깊어진 데에는 DVD만의 묘미에 숨어있었다.
이전부터 이연걸의 마지막 무술영화 혹은 그의 마지막 영화라는 말이 있었지만,
영화의 부가정보로 들어있던 이연걸의 인터뷰에서 그것을 더욱 확인하게 되었다.
목에 염주같은 것을 두르고 인터뷰에 응하던 Jet Li (이연걸).
이미 전부터 나머지 속세를 불교에 귀의한다던 뉴스를 접한 그에게선
무술가다운 외적인 면보다 어린아이의 웃음으로 훌훌 털어버린듯한 인터뷰하는 모습이
한층 여유있어보였다.
그가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다는 '무인 곽원갑'.
그의 말마따나 곽원갑과 그는 매우 닮아있는 듯하다.
무엇을 하더라도 무인으로서의 정신과 마음을 가지고 행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무인.
꼭 폭력이나 무술로 그것을 보여줄 필요없다는 그의 말은 이미 진정으로 이 세계를 떠난듯하다.
어릴적부터 성룡과 더불어 비슷하면서 다른 길을 걸어온 무술가 영화배우 이연걸.
세계시장에서도 똑같이 이름을 날리면서 중국과 아시아의 힘을 보여준 그.
그가 떠난다니 아쉽지만, 이 인터뷰를 보곤 한명의 팬으로써 여유있게 보내줄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도 현시대의 '무인 이연걸'로 남기를.
내심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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