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보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많이 기대했었다.
많이 기대했던 것만큼 재밌지는 않았지만 정신 병원을 밝은 분위기로 그려낸 것과 임수정과 정지훈의 파격 변신이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정신병원을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춰진 것으로써는 폐쇄적이고 어둡고 음습한 곳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이 영화에서는 정신 병원을 환자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관심을 가지는 의사들, 보통 사람들은 알 수 없지만 자신들만의 언어로 교감하는 환자들을 만들어냄으로써 밝은 분위기로 그려냈다.
실제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가두고 더욱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지게 하는데 이 정신 병원은 개성 강한 환자들이 모여있어 그냥 보는 사람도 즐겁기만 하다.
정신 병원이라기 보다는 동화 속 혹은 천국 같았다.
정신 병원을 밝은 분위기로 그려낸 것도 그렇지만 임수정이 깡마른 상태를 나타내기 위해서 5kg이나 감량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도 감동적이었다.
가뜩이나 마른데 영화를 위해서 체중 감량을 했다니.. 이제까지 그런 경우가 좀 있었지만 늘 들을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수정의 리얼한 정신병자 연기, 정지훈의 뛰어난 탁구, 요들송 실력. 영화를 보고 그나마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들이 아닌가 싶다.
임수정의 싸이보그적인 모습(?)은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가히 충격적이었다.
목이 돌아가고 손가락에서 총알이 나오고 .. 신기하긴 했지만 좀 그랬다.
실제인지 아니면 임수정의 망상인지 구분하는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제일 감동적이었던 것은 일순이 영군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쓴 것이다.
무슨 수를 써도 자기는 싸이보그라 밥을 먹으면 고장이 난다며 고집을 부리던 영군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사랑하는 모습. 정말 감동이었다.
마지막 결말은 솔직히 말해서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기발하고 코믹스럽게 그려낸 정신 병원 풍경이 정말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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