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제목은 불편한 진실이지만, 정확하게는 [고통스런 진실]이다. 진실을 직시한다는 건 매우 고통스런 과정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알게되었을 때, 나와 비슷한 또래들에겐 그건 불편함을 넘어선 회피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 영화는 분명하게 얘기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의 폐해를 막기 위해 CO₂사용을 줄어야 한다고. 언제? 지금 당장!!!!
지구 온난화의 폐해를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건 무의미하다. 지루할 수도 있으니깐. 아래와 같은 광경이 왜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하는지 확실하게 증명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직 미국 부통령이자, 차기 대통령이었던 엘 고어가 소리 높여 외치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해 가장 큰 가해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국민 일인당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로 봤을 때도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엘 고어도 지적했듯이 미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는 환경 관련 규제는 미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낮추고 세계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 환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미국은 그럼에도 여전히 교토의정서 준수를 거부하고 있어 세계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엘 고어 자신이 교토의정서 작업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나오는데, 교토의정서는 지구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으로 1997년 12월에 일본의 교토에서 개최하여 제3차 당사국 회의에서 채택되었으며, 2005년 2월 16일부터 발효되었다. 이 의정서에 가입한 국가는 2008년~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 감축시켜야 한다. 감축대상 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테인, 이산화질소, 불화탄소, 수소화불화탄소, 불화유황 등 6가지가 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과 중국의 가입 거부로 큰 실효성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새삼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엘 고어의 패배가 참 안타까웠다는 점이고, 이렇게 말도 잘 하고, 유머 감각도 있는 엘 고어가 왜 떨어졌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의 중간중간 삽입된 엘 고어의 개인사와 관련한 장면과 나레이션은 너무 비장하기도 하고, 엘 고어의 정계복귀를 위한 작업인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불편'한 느낌도 주었다.
어쨌든 이런 영화가 정식 개봉관에서 개봉되고 또 나름의 의미있는 흥행 실적을 올리는 걸 보면, 인구가 많고 땅이 넓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어떤 면에선 부러운 광경이기도 하다. "나무를 심자" "친환경제품을 구입하자"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마치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같아 기분이 언짢기도 했지만, 문제는 어쨌든 스스로 실천하면서 기업들의 배출을 규제하고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운동을 하고 또 감시를 해야 한다는 건데, 환경 관련 단체의 활동을 독려하고 격려하는 일이라도 해야 겠구나. 그리고 이런 영화는 TV에서도 보여주고 서로서로 복제해서 돌려보는 미덕을 발휘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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