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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가 백조로 변신하기 위한 스텝업 해피 피트
kharismania 2006-12-19 오전 5:33:50 740   [1]
우리는 하나의 사회안에서 가끔 그 사회의 규율을 강요당하거나 획일적인 성향에 짓눌린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무참히 잘려나가던 머릿카락마냥 그 집단이 요구하는 규범안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그것이 마치 어긋난 행위처럼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다르다는 이유로 나쁘게 취급받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다른 것과 나쁜 것은 분명 같은 의미가 아닌데 말이다.

 

 영화에서처럼 펭귄의 세계가 노래로 획일화된다는 것은 확실한 픽션이다. 어쨌든 그들의 사회가 지니는 획일성은 인간의 사회보다도 굳건하게 획일성을 강요한다. 노래란 마치 그들의 존재감을 알려주는 하나의 수단이자 지녀야 하는 자격과도 같다. 자신만의 하트송을 지니지 못한 이는 펭귄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게 되는 것이다. 멈블(일리야 우드 목소리 역)은 그래서 그 세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 오히려 그 존재안에서 비속하게 여겨지는 탭댄스의 재능이 그를 저주받은 운명처럼 여기게끔 만들기도 한다.

 

 태생부터 남달랐던 멈블은 다른 펭귄들이 부리로 알을 깨고 나오는 것과 달리 두 다리부터 박차고 나와 울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대신 스탭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마치 방정맞아 보일 정도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멈블은 자신의 재능이 노래가 아닌 탭댄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영역안에서 자신의 특별한 능력은 재능이 아닌 저주가 된다.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은 '미운오리새끼'의 이야기와 흡사하다. 다만 그 고전적인 동화가 담고 있는 성장과 자각의 유사한 이야기가 펭귄을 통해서 그리고 춤과 노래의 형태로 인해서 생명을 얻고 새롭게 부각될만한 것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화면에서 느껴지는 그 생생한 느낌은 우리가 할리웃산 애니메이션에게 기대하는 기술력의 극치를 실물과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깔끔하다. 털 하나까지도 마치 진짜가 아닐까라고 느껴지는 CG의 기술력은 다른 국적의 동일한 작품들이 넘볼 수 없는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영역에서 무시당하던 재능이 다른 영역에서 환대받는 과정은 우물같은 영역에서 벗어난 개구리에게 드러난 연못처럼 달갑다. 자신의 재능이 인정받고 그로인해 자신감을 성취하는 멈블의 성장은 이 애니메이션이 장르적으로 지닐만한 전형적인 모티브이자 적합한 클리셰를 적당히 살린 사례가 될법하다.

 

 또한 최근 할리웃산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과장스러운 설정들을 배제하고 이 영화는 리얼한 세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대립.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의 희극적인 공격과 상황 묘사 끝에 인간을 물리치는 자연의 승리. 마치 하나의 정형화된 이야기처럼 반복되며 주류로 자리잡아가는 이런 형태의 동물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이 영화는 펭귄의 세계를 그대로 조명한다. 바다표범과 범고래와 친구가 되는 지독한 이상주의가 펼쳐지지도 않고 인간과의 전투를 각오하는 펭귄도 없다. 수컷이 알을 품고 암컷이 사냥을 나가는 그들의 전통처럼 펭귄의 세계는 그들의 기본적인 모양새가 훼손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약간의 인위적 설정이 덧씌워질 뿐이다.

 

 다만 환경론이 대두되는 결말부분은 비약적인 과장이 심해지는 경향이 엿보이지만 그 시사적인 현실성은 꽤나 어필될법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저명한 과학자들에 의해 2050년 안팎으로 해산물이라고 불리는 생명체가 대부분 멸종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한다. 또한 남극의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는 우리의 책임론 안에서도 이 영화는 분명 인간으로써 지구라는 하나의 생명자체에 대한 주인노릇을 행사하는 이가 지녀야하는 의식수준을 자극하고 있다.

 

 물론 하나의 펭귄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유아적인 발상이자 애니메이션이 지닐만한 그릇의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영화적인 완결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에 대한 호소로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그 사실이 단순히 폄하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밟고 있는 스텝을 단순하게 즐길만한 꺼리로 치부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꽤나 즐겁다. 아기자기한 펭귄들의 뒤뚱거리는 걸음새만큼이나 귀엽고 깜찍한 매력이 영화 여기저기에서 눈빛을 반짝거린다. 또한 다양한 배우들이 각자의 목소리로 불러낸 주옥같은 팝 명곡들을 펭귄의 입을 통해 듣는 것만 같은 착각을 느끼는 것도 그들의 귀여운 발놀림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군무의 즐거움도 모두가 이 영화의 꺠물어주고 싶은 즐거움이다.

 

 하나의 고정관념같은 세계의 모순이 얼음조각처럼 부서지고 모든것이 하나처럼 흐르는 바다마냥 융합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흐믓한 이야기가 된다. 거기에 손가락질받는 삶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캐릭터가 덧붙여지면 금상첨화다. 물론 이것은 그 이야기의 구조가 크게 흠이 없고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말이다.  마치 자신의 탭댄스로 모든 펭귄을 구원한 멈블처럼. 전형적인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꾸미는 귀여운 펭귄의 걸음걸이만으로도 이 영화가 사랑스럽지 않을수가 없어보인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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