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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습의 고리타분함 부그와 엘리엇
kharismania 2006-12-23 오전 1:28:18 893   [2]
최근 할리웃의 애니메이션을 이끄는 역꾼들은 야생의 동물들이다. 그리고 그 동물들의 속성은 인간보다도 더 인간과 같은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자판기를 두들겨 음료수를 뽑아먹기도 하고 패스트푸드를 즐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의 세계를 공유하는 존재가 아닌 좇기는 존재다. 그리고 그 대립적 간극에서 자신들의 공간을 지켜내기 위해 그들과 대립하고 결국에는 쟁취한다.

 

 이는 분명 인간이 만든 이기적인 문명사회에 대한 자아비판의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우리가 만든 세계의 공간이 확보된만큼 다른 종들의 공간의 약탈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각인시키기 보다는 우화적인 웃음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필한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을 통해 드러나는 에피소드안에서 발견되는 웃음은 분명 이런 류의 영화를 통해 얻어지는 가장 명확한 재미이다. 하지만 그 특유의 장기도 자신만의 입담과 애드립을 지니지 못하면 고리타분한 것이 되곤 하는데 이 작품이 그렇다.

 

 이 작품은 올해 먼저 개봉한 '헷지'나 '와일드'를 연상시킨다. 동물원이라는 공간안에서 길들여진 '와일드'의 동물들이 야생에서 적응해나가는 방식이나 '헷지'의 동물들이 인간과의 대립국면에서 대결을 자청하며 그들로부터 자신들의 공간을 쟁취한다는 이야기는 이 영화에 겹쳐지는 낯익음이다. 또한 다양한 동물 캐릭터 역시 그리 크게 독특해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국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작품만의 그럴듯함 대신 다른 작품에서 보아왔던 그것들이 발견되는 것은 분명 이 작품을 지루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캐릭터들의 촌철살인같은 입담이나 재치있는 상황의 순발력 역시 웃음을 유발하기에는 적합하다. 하지만 그것들이 영화의 진행과 함께 지속력이 미약해지는 것은 분명 이 작품이 입고 있는 의상의 디자인이 그 질감과는 무관하게 신선하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어느 정도의 재미는 확보하지만 그 이상의 능력치를 보여주지 못하는 모양새는 이 작품을 평범하거나 그 이하로 인식하게 한다.

 

 할리웃 애니메이션들은 그 화려한 기술력으로 피칠갑을 한 영상적 우위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올 한해 유난히도 많은 양의 애니메이션들이 제작된 것은 아무래도 지난 몇년간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던 전례들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상상력이 풍부했던 몇몇 작품들이 이룬 성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 검증된 창조력을 되밟는 행위에서 발견되는 것은 과거의 영광에 대한 지겨운 재확인뿐이다. 뛰어난 영상조차도 별다를바없는 이야기의 고리타분한 답습을 추켜세우게 만들 수는 없다. 결국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것이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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