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니메이션을 보자니, 예전에 봤던 [구니스]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했는데, 특히 집 안에서 아이들이 헤처나가는 미로 같은 분위기가 [구니스]의 동굴을 연상시켰던 모양이다. 암튼 이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의 제작자는 오락물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로버트 저메키스로, 신인감독인 길 캐넌을 기용, 집 자체가 몬스터인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모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디제이, 차우더, 제니는 너무 어리지도, 그렇다고 청소년도 아닌 어정쩡한 나이대의 어린이(?)들이다. 이들은 우연히 디제이 집 건너편 집이 스스로 불을 피우고, 접근하는 사람과 물건을 삼키는 장면을 목격하고, 할로윈 데이를 맞아 이 집에 사탕을 얻으러 갈 많은 어린이들의 목숨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 그들만의 모험을 시작한다.
부인을 잡아 먹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괴팍한 늙은 네버크래커 노인도 알고 보니, 몬스터하우스에 붙잡혀 있는 피해자. 이렇게 넷은 몬스터 하우스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 작전을 수행하여 다이나마이트로 집을 산산조각 내 버린다.
주인공인 디제이, 차우더, 제니의 인물형은 상당히 전형적이긴 해도, 제니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디제이와 차우더의 행동은 어쩔 수 없이 웃음을 터트리게 할 정도로 아주 자연스럽고 잘 꾸며져 있다. 그리고 네버크래커 노인의 과거 회상 얘기와 몬스터하우스의 전래는 아주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로서 어느 정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네버크래커 노인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상대자인 거구의 여인을 괴롭힌 아이들은 단지 피해자로 분류되어 버리고, 그 괴롭힘에서 벗어나려는 여인의 몸부림은 그저 참을성 없는 인성에 의한 괴팍함 정도로 설명되어 지더니, 잔인한 가해자로서 그저 박살내야 할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다. 좀 민감하게 생각하자면 자칫, 뚱뚱하거나 어떤 장애 등으로 인해 외모가 일반인과 좀 다른 이들은(다르다는 건 틀린 게 아니다.)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에 대해 그저 자기 탓이려니 하고 숨죽여 참아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좀 섬뜩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박살난 집(사실은 노인의 부인)을 보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늘어 놓던 노인이 자유를 찾았다며 좋아하는 장면도 하나의 반전으로 생각해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 앞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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