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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다섯 개의 시선
ldk209 2006-12-23 오후 1:20:39 1405   [12]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이 영화는 [여섯 개의 시선]에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시선 시리즈 두번째 인권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넘나든다. 국가 기관의 주도 하에 이런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우리 사회는 변했구나. 이건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과 상관 없이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에게는 이런 분위기(소수를 배려하고 아무 얘기나 할 수 있는 민주적 분위기)가 별로 맘에 들지는 않겠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과거 독재권력 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던 발언의 자유를 누리고 있잖은가. 자신이 누리면서도 그걸 의식적으로 거부하려다보니 정신적으로 자꾸만 이상해져서 돌발 행동이나 발언이 끊이질 않나보다.
 
어쨌든, 인권은 기본적으로 나와 다름에 대한 인정이요, 낯설음에 대한 거부감의 극복이라고 본다. 나와 다름을 그저 다르다고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고 생각하고, 또 나와 다름에 대해 익숙지 않음에서 인권에 대한 무시, 침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
 
어느 사회나 선천적, 후천적 장애인이 인구의 대략 10% 정도 된다고 한다. 10%면 작은 비율이 아니다, 어느 누구나 한 순간의 실수로 그 10%안에 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별 것 아닌 것 같은 한국의 높은 문지방도 새로 짓는 아파트는 방과 똑같은 높이로 낮추는 거 보면, 그래도 긍정적 방향으로 많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미흡하긴 하지만.
 
일본이나 서구가 우리보다는 많은 면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정책이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데, 장애인을 예로 들면, 장애인인 아는 형이 일본에 갔더니 길거리에서 많이들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는데, 유럽에 갔더니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아 왠지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자연스럽게 여기 저기서 도움의 손길이 뻗쳐 오는 걸 보고, 오히려 유럽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더라고. 그러니깐, 그냥 길을 걸을 땐, 그들에겐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특별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똑같이 바라본다는 걸 느끼게 되니깐 더 편해졌다고 한다.
 
이 영화의 다섯 편 중에서 류승완 감독의 '남자니깐 아시잖아요' 와 장진 감독의 '고마운 사람'이 먼저 눈길을 사로 잡았다. '남자니깐 아시잖아요'의 주인공은 온갖 편견(여성, 학력, 성소수자, 직업, 외국인 등)이 집대성된 인물형을 보여주는데, 내 주위에도 이런 인간들은 의외로 많다. 물론 영화처럼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사회를 살면서 자기 속마음을 공개하지 않는 게 이롭다는 걸 몸소 체험했으니깐. TV 프로그램 중 아버지가 심각한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동을 고발하면 개그맨 윤정수를 중심으로 팀이 꾸려져서 여러 조치를 취하는 프로그램이 있든데,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에게 그 장면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행동 교정의 큰 역할을 하는 걸 본적이 있다. 이 영화도 가급적 많은 사람, 그것도 남자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다.(예비군이나 민방위 훈련 때 이런 영화 보여주면 안 되려나???)
 
장진 감독의 영화는 두 가지 문제, 고문과 비정규직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장진 영화 특유의 유머로 인해 사전 정보 없이도 장진 영화 아닌가 했을 정도였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두 문제 모두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렸다는 생각이다. 고문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너무 벅찼기 때문일까. 과거 참혹한 고문의 사례들을 많이 봐 왔던 터라, 고문실에서의 풍경과 그것이 비정규직 문제로 전환되는 흐름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 힘들었다. 예전에 민가협에서 고문 사례집을 펴낸 적이 있는데, 그 책은 고문을 하는 당사자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 인간성이 파괴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성 파괴의 현장에서 보여지는 인간적 관계의 복원이 왠지 딴나라 얘기로만 여겨졌다. 사족으로 영화의 고문 장면 중 인간성 파괴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 건 역시 [박하사탕]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다섯 편의 짧은 영화로 엮어진 [다섯 개의 시선]을 영화적으로 평가하면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나 역시 보면서 지루하다거나 좀 더 쉽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으니깐. 그럼에도 경제적 발전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 인권 현실을 볼 때,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사족을 덧붙이자면, 아무래도 예산의 문제도 있고 해서 얼굴이 알려질 정도의 배우들은 거의 출연을 안한 것으로 보이는데, 출연만 하면 영화가 망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 연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배우, 또는 왠지 비호감인 배우, 또는 가수에서 배우로 전환하고 싶은데 성공한 모델이 없어서 고민 중인 가수들에게 권하노니, 이런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해서 작은 역이라도 소화해보라. 아마도 이미지 변신에 큰 도움이 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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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k209
이 시리즈가 더 이상 필요 없을 때까지...   
2007-04-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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