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크리스마스 시즌동안 별다른 이벤트 없이 지내오다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올미다'를 볼까 '007카지노 로얄'을 볼까 아니면'로맨틱 홀리데이'를 볼까....의견을 물어봤는데 여자동창생이'로맨틱 홀리데이'를 보자고 해서 그걸로 결정한거지요...남자이긴 하지만 로맨틱코미디류를 즐겨보는 편이어서 별 거부감없이  선택했는데....부담없이 즐겁고 유쾌한영화더군요...

남녀간의 사랑을 알콩달콩하게 그려내는 로맨틱코미디류는 두사람의 밀고당기기도 중요하지만 개성있는 조연들의 역할이 의외로 많이 영화의 질을 높이기도 낮추기도 합니다..

워킹타이틀사의 '노팅힐','러브액츄얼리','오만과 편견' 같은 영화들은 조연 캐릭터('러브액츄얼리' 같은 경우엔 출연자 모두 주연이긴 하지만요)들의 살아있는 생명력으로 인해서 영화가 더욱더 유쾌하게 관객들을 즐겁게 하지요..우리나라에서도 그와 비슷한 시도를 '내남자의 로맨스','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에서 보여주긴 하지만워킹타이틀 만큼의 생명력을 캐릭터들에게 부여하지는 못했던것 같습니다...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영화 제작사로서 이제는 제게 있어서 개봉하면 꼭 극장가서 보고싶게 만들게 했던 워킹타이틀사의 작품중에 제일먼저 다가왔던 것이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였는데 그 이후로 줄줄이 나왔던

'브리짓 존스의 일기'시리즈,'어바웃 보이'(위에 언급한 영화들을 합쳐서)등은 우리나라는 언제 저런 로맨틱코미디류의 영화를 제대로 만들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을 던져주기도 했지요...

얘기하다 보니 워킹타이틀사를 홍보하는 것처럼 되긴 했지만 암튼 그 제작사의 독보적인 시나리오,캐릭터 구축등은 확실히 다른 메이저 영화사들이 따라하기 힘든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거니 양해해 주시구요...

헐리웃에서도 제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볼수 있었던 영화가 많이 나오기도 했지요....'10일안에 남자에게 차이는 법','아메리칸 스윗하트','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나의 그리스식 웨딩','사랑할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왓 위민 원트' 같은 영화들은 워킹타이틀의 작품들 못지 않은 즐거움을 제게 줬었지요....

이번에 봤던 '로맨틱 홀리데이'는 남녀 주인공 둘만 나오는 전형적인 1:1 밀고당기기를 '홈익스체인지'라는 설정을 하나 곁들여서 1:1, 1:1 의 구성으로 주인공들을 배치했구요...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135분의 상영시간은 왠지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고....씨실과 날실이 꽉 짜여졌다기 보다 약간 늘어진 편집도 약간의 불만사항이긴 하더라구요...

4명의 주인공 캐릭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웠습니다...주고 받는 대사들 역시 나쁘진 않았구요 한스짐머가 맡은 음악역시 영화에 잘 녹아나고 있었지만....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워킹타이틀사의 작품들을 보는 내내 지어지던 미소가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엔 듬성 듬성 지어졌던것을 생각해보면...역시나 재기발랄함이 약간 부족했던건 아니였던가 싶네요.....

'노팅힐'에서 예를 들면 화면에 나오는것만으로 웃겼던 휴 그랜트의 사이코 룸메이트나 휴 그랜트의 서점에서의 손님 역할을 맡았던 단역들,휴 그랜트의 여동생, 그의 친구들과 같은 그런 인상깊은 캐릭터들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구요...낯익은 카메오가 몇명 있긴 합니다만..그런 점에 있어선 소피와 올리비아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인 애봇이 조금더 많이 화면에 비쳐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얘기하다보니까 부족한 점만 얘기한거 같네요.......하지만 나쁜 영화는 분명 아니고....다 보고 극장을 나오면 잘보고 나왔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임에 틀림 없으니까....로맨틱(코미디)류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않으시는게 좋지 않나 싶네요...같이 봤던 동창들도 다들 '너무 재미있었다'고들 하는거 보니까 저처럼 영화를 조금 까칠(?)하게 평가하는 분들만 아니시라면....즐겁게 감상하실수 있으실겁니다.....

엄지 손가락 두개 들어주기는 아쉽고 그렇다고 하나만 들자니 그것도 너무 야박하지 않나 싶게 만드는그런 영화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