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무수한 악플에 힘입어 머리 아프게 본 기억이...
영화를 볼 때는 머리 아프고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중간중간 어이없는 웃음만 나오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박찬욱 감독은 천재이거나 진짜 싸이코일꺼란 생각이 든다.
정말 독특한 컨셉으로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 냈다.
이전 영화들을 보면서 이 사람 상상력이 보통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100% 확신.
싸이코 로맨틱 러브 스토리인 이 영화는 제목부터가 헷갈린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싸이코지만 괜찮아, 헷갈린다..;;
처음 볼 때는 무슨 내용인가... 뭐가 이리 왔다 갔다 하나 했지만, 예전에 박찬욱 감독이 영군과 일순의 러브스토리를 중심으로 만들었다는 말을 생각하며 영화를 생각해보니 그럴싸한 영화가 되더라.
자신이 싸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영군과 엄마가 집을 나간 후 부터 남의 물건을 훔치기 시작한 일순. 영군은 엄마에 의해 병원에 입원했고, 일순은 자의에 의해 입원했다 퇴원했다를 반복.
그러던 어느 날 일순은 영군의 동정심을 훔치게 되고, 그로 인해 냉혈한이었던 일순은 영군을 사랑하게 되는데, 영군은 자신이 싸이보그라서 밥을 먹으면 고장이 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영군을 살리기 위해 일순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밥을 에너지로 바꾸어주는 기계를 영군의 몸에 달아주고 영군에게 밥 먹이기를 성공한다.
사실 영군과 일순의 러브 스토리가 영군이 밥먹이기로 흘러간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세트장, 인물들, 스토리 등등 메이져에서 개봉한게 신기할 정도로 독특했다. 마이너에서 개봉했으면 좀 더 좋은 성과가 있었을지도... (메이져나 마이너나 볼 사람은 다 보겠지만..)
감독의 상상을 그대로 영화에 그려내어 보다 특이하고 신기한 정신병원이 탄생했는데, 여기는 환자도 이상하지만 의사들도 그다지 정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특히 영군 담당 의사 -_-; 이 사람은 환자들에게 살짝 물든거 같기도....
영군은 어렸을 때 할머니가 키워주셨다던데, 할머니가 정신분열증이 있으셔서 영군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친 듯.. 게다가 엄마도 정상으로 보이진 않고..;;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를 만드는 등 기계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영군은 할머니덕분에(?) 자신이 싸이보그라고 믿게 된 듯..
어찌됐든 이 영화는 영군이 일순을 믿고 밥을 먹게 되어 영군과 일순의 해피 러브 스토리로 끝난 것 같다.
물론 뒷 이야기는 감독만이 알겠지만, 그냥 둘이서 오순도순 병원에서 잘 살았을 것이라고 추측..
임수정이 할머니 틀니를 끼고 할머니 말투로 이야기 할 때, 영화관에서 모두들 "헉!!!"이란 소리를 냈다. 나역시...
처음에는 목소리 더빙인 줄 알았는데; 정말 놀랍다 임수정이란 배우.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이런 역은 강혜정이 해야 더욱 빛을 발했을 텐데... 라는 생각.
정지훈은 이제까지 연기를 하는걸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연기력이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가수치고는 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들송도 잘 부르고.. 영군한테 동정심을 느낄 때 울면서 의사한테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머리 위에 하트 모양이 괜히 생기는게 아닌가 보다;; 머리를 계속 꼬는데 정말 정신 없다 -_-;;;
암튼 금자씨에 나왔던 부피크신 아주머니도 나오시고 오달수씨도 나오시고... 암튼 조연들도 꽤 맘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