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이 시작될 즈음, 헤롯 왕의 가혹한 통치에 신음하는 유다 지방에는 메시아의
도래를 노래하는 예언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부당한 세금 징수에 허덕이던
가난한 집안의 딸 마리아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목수 요셉과 결혼하고, 곧이어
천사로부터 성령에 의해 메시아를 잉태할 것을 계시받는다. 네티비티는
익히 알려진 성서 속 예수 탄생의 과정을 고스란히 밟아나가지만, 이야기의
방점은 마리아와 요셉, 두 젊은 남녀의 만남과 갈등 극복에 찍혀 있다. 감독은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또래들과 깔깔대며 어울리고
결혼 소식에 마냥 뾰로통해지는 마리아는 성녀라기보다는 철없는 소녀이고
임신한 채 나타난 마리아에게 고함을 지르며 분노하는 요셉은 보통 남자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막상 베들레헴으로의 여정에 들어서면서 영화는
경직되며 활기를 잃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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