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를 보는내내 베루스란 작자를 좀 두들겨패고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다.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함이 이 글을 쓰는 동기이다.
우선 영화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아이디어는 신선했지만, 상황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저 상황에서 저럴 필요가 있을까. 이 상황이 왜 저렇게까지 전개될까 등등 하여튼 설득력이 약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지. 결론부터 말해서 베루스는 또라이이다. 나는 편의상 인간의 등급을 세가지로 구분해보겠다.
1.이타주의적 인간
2.이기주의적 인간
3.또라이
실험과정에서 이타주의적인 행동을 가장 많이 하는 인물은 77이다. 77은 우유를 못먹는 동료의 우유를 대신 먹어주기도 하고 모욕받는 동료를 변호해주고 위로해주기도 한다. 77은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희귀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군인아저씨는 이기주의적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영화중반부터는 물론 바뀌지만) 다른사람이 무슨짓을 하든 신경도 안쓰고 자기할일만 잘한다. 감옥의 룰을 최대한 지키려고 하고 튀는행동을 해서 자기가 피해받는 일은 없도록한다. 우리는 이 군인아저씨가 약간 얄밉다는 생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냥 이해해줄만하다고 결론내리게 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이기주의적 모습이 인간의 표준적 모습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베루스라는 또라이이다. 베루스는 절대 이해할 수도 없고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짜증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게끔 행동한다. 실험기간은 2주이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그런데 베루스라는 이 작자 하는 행동을 보면 현실감각이 전혀 없다. 합리적인 행동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이타주의적인 행동은 물론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자식은 이기주의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이기주의적으로 행동한다면 베루스는 실험기간이 2주라는 점을 철저하게 각성하고 있어야 하고 따라서 감옥에서 자기가 한 짓거리들에 대해 실험이 끝난후 보복당할거라는 것도 예상해야 한다. 분명 죄수들이 떼거지로 베루스를 다구리하게 될 것이다.(죽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수들을 마구 괴롭히는 것으로 보아 베루스는 또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또라이. 그래서 일반적인 가치관을 가진 관객들로서는 남은 커녕 자기를 전혀 배려(사랑)하지 않는 베루스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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