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아무 생각없이 봤던 영화가 나를 웃겼으며 특별한 내용도 없이 매우 단순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영화가 무려 전국에서 300만명 이상을 모으면서 그 해에 한국영화중에서 흥행 5등안에 들었었다. 엄청난 주연배우가 나오지도 않아서 제작비도 많이 안 들었을 거 같은데도 그 정도 온 거라면 특별한 주제 없이도 영화 자체가 웃기기만 하면 되네? 생각을 했었다.작년에는 <투사부일체>가 그런 식이었는데 무려 600만 관객이나 쓸어모았다. <마파도2>를 보고 한 생각이지만 그래도 1년에 1~2편쯤은 아예 웃기려고만 한 영화가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대신 진짜 관객들한테 재미를 선사해야 식상하지도 않고, 시리즈로도 나올 수 있겠다.
1편이 뒷마무리가 어정쩡한 것도 아니었는데 <마파도2>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흥행 좀 됐다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하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문의위기-가문의영광2><투사부일체>처럼 2편이 더 흥행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더욱 더 다양한 에피소드를 준비했고, 더욱 웃기니 말이다. 5명의 할매 중 1명(김지영)이 추가되고, "김수미" 씨가 분량이 적어 특별출연하는데 그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깡패(이정진)대신에 작가 선생이 나오고, 이문식이 형사가 아니라 사람 찾는 탐정(?)으로 나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영화 초반부터 바로 마파도를 들어가서 거기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이 펼쳐지는데 하나같이 배꼽 빠지게 웃을 수 있는 부분이니 조심하기 바란다.
특별히 몇 개 소개하자면 1편에 이어 계속 젊은 남자들한테 들이대는 "김형자" , 1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숨겨진 "타짜"도 한 분 계시고, 굴삭기 안 부러운 땅 잘파는 분도 한 분 계시고, "김수미"처럼 짓궂은 그의 언니분도 한 분 있는데 X과 관련된 장면들이 많으니 먹으면서 보시진 마시길... 닭 잡고, 닭 먹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출연분량이 많진 않지만, 초반과 중후반에 나오는 "조형기" 의 대사들도 기가 막힌다. "정서불안이야, 정신분열이야" 라는 말장난도 빼놓지 않는다.^^
역시 <마파도2> 또한 복합적인 장르다. 1편도 코미디 + 스릴러 + 공포 섞여 있었다면 2편에는 "반전" 까지 있다. 글쎄.. 예고편에 이미 나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2번의 반전에 적잖이 놀라면서 웃겼다. 역시 사람을 판단할 때 지금의 겉만 보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삼 느끼게 했으며, 보면서 작가 선생님과 꽃님이란 사람에 대해서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할매들 주연인 영화가 거의 없을텐데 이번 영화에서 6명의 할매들은 우리가 영화 찍어도 충분히 웃기고 재밌게 만들 수 있어 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이문식 혼자 이끄는게 아니고, 7명 동시에 주연이면서 영화를 이끌어나가기에 그만큼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황들이 자연스럽다. 억척스러운 할매들과 그 틈에서 끼어 죽는 이문식과 귀여움 받는 작가가 비빔밥에서 잘 버무려진 것이다. 배우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도 "김수미" 의 대사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 지으며 혹시 3편도 나올까 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많은 생각 필요없다. 이런 영화에서 감동? 그런 건 필요없다. 단지 웃고 즐기면 그만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