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권력을 누리며 만인의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인 황실.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언제부터인가부터 삐거덕거리기시작한 황족들의 균열은 파국의 정점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화려한 황금궁전을 피로 물들이는 높으시고 위대한 분들의 금수보다도 못한 추한 싸움.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이 떠받들어도 화려한 의상을 입고 위엄을 부려도 그들 역시 사람.야연과 묵공같은 정치와 사랑이 뒤얽힌 영화라는 애초에 예상을 완전히 깨버려 놀라게 해버린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아니 더 못한 그들의 얽히고 얽힌 복잡한 관계.마치 한국드라마들을 보는 것 같아서 더욱 놀랐습니다.중국에 한류가 불긴 하지만 이정도로 한국드라마의 최대문제점들을 짜깁기한 중국영화를 볼 줄은 그것도 중국황실 한복판에서 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출생의 비밀,부모의 업보가 자식들에 대물림되고 복잡하게 꼬이고 또 꼬여버리는 질릴대로 보아온 한국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서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얼토당치도 않은 영화를 보며 지루하지 않은 것은 역시 한국드라마의 냄새때문인 것 같았습니다.어이가 없고 화도 나고 기가 막혀하면서도 이런 스토리에 익숙해져서 재미를 느꼈다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그런 저한테도 화가 났지만요.
구제할길 없는 황실가족들의 추한 싸움에서도 건질만한 것은 있었습니다.후반부의 스팩터클한 전쟁신은 앞의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습니다.거기다 늙어도 점점 멋있어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라면 그 소중한 것도 잔인하게 내동댕이치는 황제를 연기한 주윤발과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 그 냉혹한 아름다움의 서슬에 베일 것 같은 공리가 나란히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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