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정말 볼 만한 영화였다. 40억으로 이런 재밌는 영화를 만들다니 말이다.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기대이사의 무언가를 준 영화였다. 서편제 이후로 사극을 이렇게까지 잘 표현한 영화는 드물었다. 풍자, 해학 그리고 정서가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영화가 비슷비슷한데 일찌기 연극에서 호평이 있었던 작품들이 많이 영화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막골이 그렇했는데 이 영화 역시 원작은 연극이다. 김태웅 연극 이(爾)을 영화화 한 것이다.
감독은 황산벌에서 이미 시대극의 풍자를 재밌게 삼극시대로 펼친바 있는 이준익 감독이 맞았다. 그래서 영화가 더 재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설경구가 맞을 광대 장생역에 감우성이 그리고 왕인 연산에는 정진영, 오랜만에 돌아온 강성연이 장녹수역을 그리고 신인 이준기가 공길역을 맞았다. 배역의 조화가 잘 맞아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유해진, 정석용, 이승훈 등 광대를 연기한 조연 배우들이 없었다면 주연의 빛도 그렇게 밝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연산의 이야기는 구성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다. 폭군에서 어머니를 잃은 불쌍한 자식에 이르기 까지 그의 삶은 늘 논란거리였다. 그래서 역사는 그를 왕이지만 군으로 불리어지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한판의 마당놀이를 보는 듯한 한국인 정서의 판소리 뮤직컬을 한편 보는듯한 느낌이 너무 좋았던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