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우리들의 다이어리 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
bhok1011 2007-01-29 오후 4:46:55 1113   [4]

 

나는 미자와 같은 32세를 보냈다.
무언가 하고 싶어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왔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대놓고 결혼하라고 떠밀어 대고 있었지만 
마땅한 상대가 없었고, 더 이상 맞선자리도 들어오지 않았다.  

다 헝클어진 머리채, 너무 자서 아픈 허리
불거져 나온 아랫배....... 

내자신이 제일 무능력해 보이고 초라해 보이던 그 시절.
그때 나는 미자였다. 

무기력하던 노처녀 미자,
지피디와의 만남을 계기로 자기 인생을 다시 사랑스럽게 보게 되는 여자. 

아무런 돌파구가 없던 그당시의 나 역시, 
그 생활에서의 탈출은 오로지 결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 나이의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의 현실인 것이다.
결혼 안 한, 혹은 못 한 나이든 여자들은 
누구나 그들을 바라보는 가족의, 사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한 열등감과 자괴감은 겪어보지 않은 이는 결코 공감할 수 없으리라~


일찌기 시트콤에서 부터 <할머니는 여자의 미래다.>를 외쳐주셨던 김석윤 감독님.
그 짧은 시간에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내가 중년의 나이가 되니 영화속 할머니들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된다.
50세가 멀지 않은 지금 이 나이에도 내 마음은 스무살때의 마음과 달라진 게 없는데,
아마 환갑이 넘고 칠순이 지나도 이마음은 그대로이지 않을까?

일흔이 넘은 할머니도, 
그보다 더 나이 많은 호호백발 할머니에게는 꽃다운 청춘으로 보여지고
’젊다’라는 얘기에 한없이 기분 좋아진다.
나이가 들었지만 꽃무니 빤쓰가 입고 싶고, 저승사자를 때려 눕혀서라도 더 살고 싶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이에도 연정이 파고 들고, 그게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노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때문에, 삶이 더욱 더 소중하고 사랑스럽지 않을까?  

’그래도 은행인데, 본전은 주셔야지요....’ 
우현삼촌의 절망은
이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든 서민의 절망이다.
어쩌다 가끔씩 로또를 사고는 있지만 일확천금은 남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본전만 바라는 마음.
그대로 돌려주는 보통예금만큼만 기대하는 마음.
우리 사회에, 우리 정부에 바라는,

없는 사람들의 기원이 아닐까?
삼촌이 통장을 들고 다시 은행을 찾는 장면에선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상심에 가득 찬 가족들의 한 끼를 위해 묵묵히 국수를 말고 있는 아버지,
그 한 장면만으로도 아버지는 가장의 몫을 다 해내고 있는 든든한 우리들의 아버지다. 


이렇게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는 모든 배역들이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 배역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고 할까...
100여분의 짧은 시간에 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 솜씨에 감탄할 뿐이다.
빠르면서도 묘하게 하모니를 이루던 장면전환은 신선했다. 
사회적 약자이고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에도 살아갈 이유가 있고 희망이 있다고
잔잔하게 얘기하는 영화.

충분한 웃음과 재미를 주면서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영화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47570 [미스 포터] 사실 저는 지루한 감이 없지않아있었지만.. isulove23 07.01.29 997 4
47569 [미녀는 괴..] 미녀는 괴로워 정말 재밋엇어요 ㅜ_ㅜ leejy1203 07.01.29 725 3
47568 [세컨핸드 ..] 다시금 영화에 빠지게 한 영화... dladhkstn87 07.01.29 1535 4
47567 [미스 포터] 닮고 싶은 그녀! (1) kaya 07.01.29 953 2
47566 [에라곤] 에라곤.. sunnyskyz 07.01.29 975 4
47565 [후회하지 ..] 굉장히 파격적인 소재의 퀴어영화. 또는 인디영화의 떠오르는 별?ㅎ (1) ric2love 07.01.29 1454 2
47564 [미녀는 괴..] 10대들을 위한 영화인듯;; ric2love 07.01.29 732 3
현재 [올드미스 ..] 우리들의 다이어리 bhok1011 07.01.29 1113 4
47562 [최강로맨스] 어묵꼬치가 일으킨 사건 moviepan 07.01.29 822 4
47561 [아포칼립토] [APO-0201]인디오문명의 거대한 산맥 마야문명의 몰락기에 관한 시각을 담은 영화! lang015 07.01.29 1026 5
47560 [미스 포터] 일과 사랑에 열정적인 그녀 "미스포터" (2) powerdf 07.01.29 1133 3
47559 [미스 포터] 르네 젤위거의 웃음 머금은 얼굴만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영화 formiz 07.01.29 1000 4
47558 [아버지의 ..] 전쟁을 보려거든 이 영화는 보지말라 (1) gkalfmzja 07.01.29 4757 7
47557 [연애의 기술] 스페인의 연애 철학 hrj95comf 07.01.29 1060 2
47556 [방문자] 방문자 hrj95comf 07.01.29 1493 4
47555 [후회하지 ..] 새로운 인디영화 hrj95comf 07.01.29 1077 2
47554 [보리밭을 ..] 조국? hrj95comf 07.01.29 1007 0
47553 [유레루] 잔잔하디 잔잔한 (1) hrj95comf 07.01.29 1064 6
47552 [황후화] 화려한 영상에 숨겨진 hrj95comf 07.01.29 789 3
47551 [최강로맨스] 로맨스?? hrj95comf 07.01.29 743 4
47550 [사랑해도 ..] 멜로물의 답습.. hrj95comf 07.01.29 963 1
47549 [보랏 : ..] 이건 아니 좌나~! hrj95comf 07.01.29 1052 3
47548 [미스 포터] 르네 젤위거 (1) hrj95comf 07.01.29 810 2
47547 [프로듀서스] 약간은 지루한 뮤지컬 영화 (1) hrj95comf 07.01.29 1159 5
47546 [샬롯의 거..] 거미줄에 걸린 겸손함 (1) kharismania 07.01.29 908 3
47545 [1번가의 ..] 기적이란 때론 특별하지 않다. (11) kharismania 07.01.29 28969 17
47543 [오래된 정원] 잘 살았다고 해서 정직하게 살았다고 해서 행복하게 산 것은 아니다. silverhana 07.01.29 1236 4
47542 [최강로맨스] 누가 현영이 나오면 영화를 망친다고 했는가. newface444 07.01.29 877 3
47541 [미녀는 괴..] 김아중을 위한 영화... silverhana 07.01.29 695 4
47540 [클릭] 내가 본 클릭... silverhana 07.01.29 785 3
47539 [블러드 다..] 볼 걸 봐야한다. dongyop 07.01.29 1115 4
47538 [로보트태권V] 태권브이 영웅의 귀환 dongyop 07.01.29 1041 3

이전으로이전으로1396 | 1397 | 1398 | 1399 | 1400 | 1401 | 1402 | 1403 | 1404 | 1405 | 1406 | 1407 | 1408 | 1409 | 141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