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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사형제도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chansss 2007-02-01 오전 4:56:29 1643   [4]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자칫 진부해질 수 있었음에도 연출과 연기가 하나의 주제를 향해 힘있게 끌고갔다. 일부에서는 후반부를 가리켜 '감정과잉'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폭발구가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치 중 가장 위대한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세상을 지탱해 주고 변화시켜주는 힘 역시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어떠한 문화를 접해도 그것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고는 한다. 물론, 여기서의 사랑이란 매우 광범위하고 숭고한 의미의 그것이다.

 

처음에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상처깊은 두 영혼의 사랑, 나아가서 존재와 존재의 사랑이었다. 따라서 영화 역시 유정과 윤수의 사랑에서 자연스럽게 인간과 인간의 사랑으로 나아간다. 결국에는 사형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과연 사람이 사람을 단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이르자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이 여자를 돌로 치라'.

사형제도에 대해 옹호하는 사람들은 법기강의 확립, 차후범죄재발방지, 살인에 대한 경각심 유발, 도덕적 처벌 등을 이유로 든다. 하지만 사형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범죄예방차원이나 경각심 유발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법기강의 확립 역시 마찬가지다. 법이란 것도 사람이 결정하여 집행하는 것인데 완벽할 수 있을까? 사형이 집행된 후에 진범이 밝혀진 경우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접할 수 있다. 그런 경우 이미 사형되어 버린 사람에 대한 책임은 또 누가 져야 하나?

도덕적 처벌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도덕이고 또 처벌이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 사람을 죽인 집행관이나 죽이기를 결정한 판검사들은 도덕적으로 무결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도 그려졌듯이 사형을 집행하는 그들이 느끼는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공포와 죄책감은-그것이 살인범이라고 할 지라도- 어떻게 보상하여야 하며 그것을 단순히 그들의 직업적 이유로만 돌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국 처벌을 하기 위해 윤리를 저버리는 모순이 반복되는 것이다.

 

사형을 해서 죽은 사람의 가족들이 과연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물론, 그들의 분노와 슬픔은 상상도 못할 정도겠지만 그렇다고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오지도 않고 그 분노와 슬픔도 치유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사형을 당한 사람 가족의 슬픔은 피해자들 가족의 그것과 비교해서 미천한 것인가?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은 같을 것이다.

  

반드시 사형제도여야만 할 필요는 없다. 무기징역형과 노역을 통해 얼마든지 죄를 범한 사람을 벌할 수 있다. 그 사람은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며 노역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자신의 죄를 사회에 대한 봉사로 바꾸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금으로 그 사람들을 평생 먹여살릴 이유가 뭐냐고 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결코 공짜로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억압에 따른 심리적 고통 외에도 노역이라는 육체적 고통을 통해 물질적으로도 조금씩 죄값을 치르며 살아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형제도의 근본적 원인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 또한 잘못되었다. 윤수가 살인을 하게 된 원인을 따지고 보면 결국 가정의 문제요, 사회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면 윤수와 같은 환경에 처해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그 원인제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돌아볼 의무와 책임이 있다. 물론,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바르게 자라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지 못한 사람들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은 오히려 구성원으로서 우리 각자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더욱 우리 안으로 끌어안고 보듬어야 한다. 사람을 죽였으니 똑같이 죽이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보다 높은 사랑과 용서의 실천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 

 

어떠한 사람도 존재의 가치가 없는 사람은 없다. 무생물조차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다. 사랑으로 바라보면 사람도, 세상도 조금 더 소중하게 보이는 것 같다. 나 역시 개인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사랑을 잊어버리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은 결코 잊지 않는다.

정말이지 사랑없는 세상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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