待到秋來九月八 가을 되어 9월 8일 기다려 왔노니 我花開後百花殺 내 꽃이 핀 뒤에 온갖 꽃은 시들리 衝天香陣透長安 하늘 찌를 한 무리 향 장안에 스며들어 滿城盡帶黃金甲 온 성 안 모두가 황금갑옷 둘렀네
당나라 때 중국을 반란으로 뒤덮던 '황소의 난'의 황소가 쓴 시 한수이다. 이게 바로 <황후화>와 시간적배경,공간적 배경과 상통한 면이 있다. 다만, 황후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공인물이란 것이다.
장예모 감독의 '황후화'는 참 기괴하다. 한순간도 눈을 떼게 만들 수 없는 스크린의 스펙터클함이 있다. 수천명이 동원되었을 전투신과 화려한 색채영상이 존재한다.
내면을 보면 중국절대권력의 미학을 이야기 하고 있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정함도 설령 아내,형제를 죽여서라도 잡는게 낫다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는 듯했다.
비슷한 영화 '야연'을 보면서는 권력의 허망함을 이야기 하는 듯 했다. 권력을 내던지면서 독배를 마시는 군주, 권력을 잡았으나 주변엔 아무도 없는 황후 그마저도 암살당한다.
비슷한 영화 '묵공'은 전쟁의 참담함을 애기한다. 항엄중역의 안성기는 이기기위한 전투를 하며, 전투의 패배는 자신의 패배로 이어지고, 혁리역의 유덕화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전투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승리자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황후화'는 그렇지 않다. 암투 끝에 권좌를 지킨 황제만이 승리자이다. 그 황제는 패배한 원걸에게 가르침을 내린다. '살려주마. 대신 황후의 약을 앞으론 네가 올려라. 그럼 살려주겠다' 태자에게 황제의 비정함을 배우라는 것이다.
담고있는 가치가 어쩌다 저쩌다를 말하기보다 개인적으로 보면, 작년 말 부터 개봉되었던 '야연' '묵공' '황후화'를 보면서 중국영화는 허리우드의 거대 자본으로도 만들 수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니까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약소민족인 한인인 내가 그렇게 생각하게끔 만드는게 중국의 영화산업정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잘 만들었다.
그러나, 내꽃 역시 언젠가는 시들고 만다. 그게 자연의 섭리이다. 그 꽃이 지는 날에 바람을 탓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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