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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호나우딩요잡기 게임>을 가장한 '문제적 오락영화' 아포칼립토
kujevum 2007-02-06 오전 3:18:40 1674   [7]

 

단,  이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데에는 평단과 영화를 본 관객 모두 이견이 없는듯 하다.

철저한 고증, 고도의 촬영기법 등을 통해 선사하는 스펙터클한 연출은, 이영화가 <쏘우씨리즈>나  

<박찬욱 복수삼부작>뺨치게 그로테스크한 잔인함을 선보인다는 점을 제외하면, 상당히 대중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오락영화의 기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뜨거운 감자, 혹은 문제적 작품이 될만한 소지는 이 영화가 담고있는 '문제적 시선'에 있는듯 하다.

이 영화의 감독, 맬 깁슨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제작동기에 대해 

"공허한 인생속에서 '종교적 깨달음'과 '신의 부르심'을 받고,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넘는 시간이흐른 후에 발표한 영화가 바로 <아포칼립토>이다.

대체 그는 그동안 어떤 심경과 기호의 변화가 있었기에 무대를 15세기의 중남미로

옮긴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전혀 변하지않았으며, 여전히 '주님의 전도사'로써 문화를 통한 세계선교를

즐기고 있는듯 하다.

영화는 처음에 '위대한 문명은 정복당하지 않는다. 다만 내부에서 멸망할뿐.' 이라는 전제 인용구로

시작한다. 그리고 '나라가 망하기 직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을 계속해서 화면과 대사에 투영시키며,

찬란한 고대문명의 '마야제국'의 멸망은 내부에서 기인하였음을 암시하고 있다.

요컨데,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풍토, 질병의 유행, 가뭄등 흉작에 의한 백성들의 굶주림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 스페인함대를 몇초가량 등장시킴으로써, 마치 '그들은 스스로 멸망한 것일뿐 

우리는 책임이 없다'라고 말하며 서구의 침략은 회피하거나 생략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서구의 침략을 얼렁뚱땅 어설프게 회피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 영화의 시각에 불쾌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맬깁슨은ㅡ 서구의 침략을 결코 회피하거나 생략하고있지 않다.

오히려 서구의 지배논리를 적극적으로 '미화'시키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에서 '마야제국'은 오늘날 우리가 윤리나 철학, 역사교과서에서 '서양의 무분별한 패권주의에 의해

안타깝게 희생된 또하나의 찬란한 고대문명' 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영화상에서 충분히 천벌받아야 마땅한 민족으로 묘사된다.

산사람의 심장을 꺼내는 명장면(?)을 비롯,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모습은

앞서 언급했듯 생명을 우습게 여기고, 상당히 비열하고 이기적이며, 야만적이기까지 하다.

또 그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행위를 자각하고있는듯, '신의 심판'을 몹시도 두려워한다.

영화속에서 질병에 걸린 소녀는, '그들의 시대가 끝날것, 천벌을 받을것'을 예언하고,

'표범 발'을 쫒는 병사들역시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신의 심판' 의 두려움으로인해, '표범 발'을 끝까지 쫒는다.

따라서 마지막에 등장한 스페인함대, 즉 백인들은, 주인공이자 '선'인 '표범 발'의 구세주임과 동시에,

신으로부터 '악의 심판자'의 자격을 위임받은자들로 표현된 것이다.

만약, 맬 깁슨이 일부 사람들의 지적처럼 서양의 침략사실을 '회피'하려고만 했다면,

그냥 마야제국의 내부적인 문제실태들만 고발한채로 영화를 끝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주 잠깐이라도 스페인함대를 등장시켰다.

'신의 심판 대행자' 로써의 신성함과 신비감을 유지하기위해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그만큼의,

아주 잠깐의 등장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하나, 이 영화에서 놓쳐서는안될 중요한 한가지는 바로 '종교적 시각'이다.

영화로 비추어  마야인들은 당시 수많은 신들을 섬기는 것으로 보였다.

'죽음의 여신', '태양의 신', '숲의 신', 그리고 '모성의 여신'까지..

그 많은 신들을 위해 산 사람들의 심장을 꺼내는 제사를 지내는등의 일련의 비인간적이고,

야만스러운 모습들은, 이 나라를 응징하기위한  '정당화' 로써 작용한다.

우상숭배를하다 기독교를 믿는 서양인들에게  '마땅히 죄의 댓가를 치루는 모습'은

지극히 기독교적이며 충분한 성경적 모티브를 내포하고 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마찬가지로, <아포칼립토>에서 '극 사실주의'적으로 묘사되는 유혈낭자한

잔혹한 폭력 장면은, 이들이 예수를 모르기에 행할수밖에없는, 심판을받기위한 하나의 충분조건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결국, '예수를 통하지않은 문명은 야만일뿐이며, 그들은 예수를 몰랐기때문에

타락할수밖에 없었고, 스스로 멸망을 초래했다, 그 심판의 대행자로 스페인 함대가

출두한 것일 뿐이다' 

라는 지극히 기독교적인 논리와 시각으로 이 영화는 '서구의 지배논리를 정당화'하는듯 보인다.

따라서, 지극히 '서구 중심주의'적으로 보이는 이영화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은 멜깁슨의 또하나의 '세계 선교영화'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잡지에서 이영화를 국내개봉전에 프리뷰하며 '마야인들을 통해 현 미국정권의 실태를 투영'하여

'부시의 침략논리'를 비판하고있는게 아닌가하는 의문을 던지는 기자의 글을 읽은적 있었는데,

오히려 이 영화는 현재 부시정권이 행하고있는 '이슬람 문화권 침공'을  든든하게

정당화시켜주는 영화인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영화를 '이번달에 꼭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로 추천하고픈 이유는, 이 영화가 앞서 언급했듯, '호나우딩요'를 닮은 주인공의 활약상을 담아낸 스팩터클한 연출과 거대한 스케일이 일단 재미를 보장해주는것은 물론이고,

이제껏 구구절절이 언급한 '문제적 시선'마저도 영화속에서 '불편하지만 매우 흥미롭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숨가쁜영화를 재미있게 보구난뒤, 불편하긴하지만 끊임없이 되짚어보구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역사책이라도 한번 뒤적거려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영화, 아포칼립토이다. 


(총 0명 참여)
wake0up
영화를 잘못 보신듯한데요. 이걸 왜 지배논리 미화 영화로 보세요? 님의 노예근성과 패배의식이 영화를 잘못보게 만든 원인인것같네요.   
2009-06-05 18:4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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