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13:20 단 한 타임밖에 볼 수 없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보기 힘든 이 영화를 나는 3장의 영화표를 가지고 오늘 아니 작년에 봤다.
수면의 과학,,연말 그것도 일요일,, 사람들로 한창 붐비던 영화관에서 대기 스크린 화면에서는 여전히 백 사십 여석의 잔여석만이 남아있는 이 영화..
나랑 같이 영화 본 친구마저 무슨 다큐멘터리를 보냐고, 눈을 흘기며 나무랐지만, 난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생각이 바뀔 거라는 호언장담 아래, 영화관을 들어섰다.
그 자신감은 이 영화의 감독인 미셀 공드리에 대한 믿음에서였다.
미셀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을 작년 이맘때쯤에 봤던 나는 그 때 그 당시에도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질 것 같은 영화속 주인공을 나와 공감시키려 대학로의 한 극장을 찾았었다.
어찌보면 뒤죽박죽 연결되는 스토리 라인과 전에 듣지 보지 못했던 영상에 어안이 벙벙해져 영화관을 나왔던 기억을 가진 나는 이번에도 프리뷰를 통해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영화도 나의 머리를 혼란과 감동으로 물들일 것이라 예감했다.
역시나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도 꿈과 현실을 분간치 못하는 스테판이라는 청년의 평범치 않은 러브 스토리이다.
6살때부터 꿈과 현실을 오가고, 자신의 풀지 못하는 욕구를 꿈 속에서 풀어버리며, 자신의 뇌 구조를 형성해가던 스테판은 스캔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갖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거기서 자신이 예상치 못했던 피하고 싶은 현실과 직면하고, 자신의 꿈과 현실에 동조해버릴 만한 한 여인 스테파니를 만난다.
그녀 앞에서 좌충우돌 사랑을 키워나가고, 아픔을 느끼고, 다시 만남을 가지고 어찌보면 어떤 연인이든 거쳐가는 연예 과정을 겪게 되지만, 미셀 공드리가 만든 주인공이기에 그는 남달랐다.
독심술 기계, 3차원 안경, 1초 타임머신 등 희안한 발명품들을 그녀에게 선물함으로써 환심을 사고, 다된 밥에 자기가 재를 뿌리는것마냥 약속을 해놓고 자기만의 망상에 사로잡혀 약속장소에 있는 그녀를 내버려둔채 있지도 않은 그녀의 방문에 머리를 박아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고, 잠에서 덜 깬듯한 목소리로 전화기에 속삭이고, 그녀뿐만 아니라 스테판, 화면을 지켜보는 관객들까지 혼란에 빠뜨리는 그의 꿈과 현실의 충돌은 영화 전체를 카오스 이론에 접목시킨다.
결국에는 그녀를 자신의 꿈속에 동행하여 그녀와 그가 만든 목마, 종이배, 바다를 건너며 헤피 엔딩으로 끝나지만, 처음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꿈으로 장식된 영상들은 아름답고 독특하면서도 혼란스럽다.
미셀 공드리의 영화는 꿈과 현실의 모호함으로 가득차있다. 아직 그에 대해서 아는게 없고, 한 번 본 영화를 통해서 그의 생각을 알 순 없지
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현실의 사랑은 꿈꾸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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