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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살이 튀는 B급의 향연에 점수를.... 피스트
kysom 2007-02-21 오후 1:35:11 2254   [5]

이 영화는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에서 사람을 2번 놀라게 하는 영화이다. 대략 세어도 15명에 이르는 개개의 출연진을 정지화면으로 잡아서 그들의 프로필을 알쏭달쏭한 말들로 소개하는 오프닝은 지금까지 일찌기 보지못한 신선한 형식이었다. 그리고 그 프로필이 이 영화속에서 각 인물들의 이후 운명을 유추할 수 있게한다는 것 또한 웃음을 짓게 하기에 충분한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정체를 알수 없는 외계의 변종괴물이 등장하는 호러영화로서의 공포의 전달에 중요한 의미였다고 보지는 않는다. 누구나 그렇게 느낄 것이다.

 

요즘 들어서 가장 빈번히 접했던 영화 관련 단어가 <B급>이었다. 어느 기자가 글로 썼듯이 어느 감독은 B급 소재를 A급처럼-즉 고급스럽게- 영화로 만들고, 어느 감독은 그야말로 B급의 냄새와 국물이 질질 흘러내릴듯이 일부러 그렇게 만드는 감독도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영화는 정말 B급스럽게 탄생한 영화는 그 본색에서 어떠한가를 매우 잘 보여주는 작품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막지대를 가로지르는 국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작은 마을과 그 도로변에 위치한 이름없는 Bar를 무대로 그야말로 느닷없이(?) 무시무시한 살육의 교향곡이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딸을 처가에 데려다 놓고 돌아가던 부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로부터 습격을 받고, 이 Bar로 쫓겨들어오면서 사건이 시작되는데 그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디로부터 왔는지는 애초부터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괴물들에게 포위된 Bar에서 어떻게 하면 무사히 탈출하여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가 모든 이들의 공통의 관심사가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Bar에 갇혀있는 15명의 사람이 이 상황에서 어떠한 개성과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느냐를 이 영화는 또한 주요하게 포착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예측할 수 있게하는 장치가 바로 개개인의 프로필이다.

 

영화는 지금껏 공포영화와 스릴러영화들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고있는 극적구성 즉 폐쇄된 공간에서 외부의 위협이 내재적 위협으로 변화되어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상황을 중심적으로 활용하고있다. 사막 한가운데의 고립된 Bar에 갇혀 사실상 외부로부터의 도움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내부의 인물들은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지만 바로 문밖에서 지키고있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은 이를 용납치않고 오히려 부수고 안으로 들어오려고하는 극한의 상황.... 바로 이 긴장감이 유발되고, 엔돌핀을 솟게하는 상황을 전형적으로 이용하여 영화의 극적 전개가 이루어지고있는 것이다.

 

영화는 기존의 B급 슬래셔 영화의 고전적인 규칙을 깨고, 자신만의 새로운 규칙을 수립하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섹스를 한 커플이 제일 먼저 죽지도않고(왜냐면 그 섹스는 달콤하지않기 때문에) 비겁하기때문에 먼저 죽지도않는다. 단지 그들은 영화가 정한 프로필에 쓰여있는 대로 그들의 영화적 운명을 밟아갈 뿐이다. 이처럼 어떠한 장르적 규칙에 따라 영화가 전개되는 것이 아닌 예상가능한 프로필속에서의 운명에 따라 죽고 살게되는 것은 공포영화에 대한 새로운 측면에서의 접근과 재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피스트>는 2006년작 <슬리더>처럼 공포영화의 형식이 코메디 장르와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데, 이것이 <슬리더>처럼 노골적인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로는 정신없이 피를 튀기며 사람이 죽어나가고, 괴물들에게 먹히지만 그 영화 곳곳에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를 심어놓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피스트>는 대단히 과장된 듯한 인물들의 캐릭터 설정과 극중 액션, 그리고 역시 오버스러운 극중 결말에 이르기까지 과장된 측면을 매우 잘 드러내면서 영화를 이끌고있다.

특히 성적인 관계에 매우 집착하는 괴물들의 이해못할 캐릭터는 그러한 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이 영화의 B급 특성과 절묘하게 맞물리고있다고 해야하나?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지적한 영화적 특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피스트>는 자신들이 벌이는 피의 향연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효과적으로 공포나 긴장감으로 전달하는데는 성공하고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지적하고 싶다. 영화는 의외로 잘 셋팅된 조직적 전개를 보여주지만 매우 정신없고, 소란스러운 화면 전개와 극중 괴물의 난리 부르스와는 별개로 그 속에서 얼이 빠진 관객은 그다지 무서워하거나 긴장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이점이 순수하게 B급의 향연을 즐기는데 있어서 옥의 티라고 해야 하나? 괴물을 비롯한 캐릭터의 설정에 있어서 장점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전개는 오히려 너무 깔끔하다는 것이지.... 후반부로 갈 수록 드라마적인 요소도 너무 강해지고....  아쉬운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했듯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에서 주목해야할 매우 많은 인물들이 눈에 띈다. 난 감독이 누군지 모르지만 이 영화의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 <벤 에플렉>, <맷 데이먼>, <웨스 크레이븐>, <와인스타인 형제>등 기라성같은 인물들의 이름을 보면서 왜? 이 영화에 이들이 큰 관심을 보였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아야만 했다. 그러나 후반부의 잠깐의 감동도 이 영화의 실체에 대한 나의 평가를 바꾸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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