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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밥상을 받은 느낌 포도나무를 베어라
harpys 2007-03-11 오전 12:56:04 1740   [3]

종교와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신학도의 이야기.

 

가톨릭은 아니 인간은 아직 미완성이다, 미성숙하다.

그렇기에 신학도도 신부도, 결국 인간이기에 그들도 한계점이 있음엔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맹점은 관객의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러니"처럼 느껴지며, 간혹 쓴웃음도 유발하게 한다.

신학도들이 몰래 숨어서 생일 파티를 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그들의 "미성숙함"에 귀여움을 느낀다. 하지만 역으로 병자에게 진심으로 기도하지 못하는 신부의 모습에선 감히 손가락질을 서슴지 않는다.

이 역시도, 우리 시선에 내재되어 있던 "아이러니"중에 하나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라는 제목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이라..."라는 성경 구절에서 따온것이라 한다. 양갈래의 길에서 고뇌하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나약한 신학도 수현에게, 마치 영화제목은 "그 두려움을 베어라!"라고 훈계하는 듯 하다.

 

영화 속에서 인상깊었던 신은, 헬레나 수녀가 신학도 수현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었다. 수현이 고뇌하던 바가 헬레나의 입을 통해 누설되고 또 용서를 수현에게 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되면서, 마치 수현이 자신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종의 "합리화"꼴이 되는 장면이다.

 

또 신선했던 점은 영화가 크게 "신학교"와 "수도원"을 기점으로 1부와 2부가 나뉜다는 것이다. 특히 1부에서 수현이 "동료 신학생 강우"가 자신과 같은 고뇌를 하고 있음을 짐작하고 동지감을 느끼며 다가가지만, 고뇌는 커녕 오히려 행복해 보이는 "아이러니"한 모습들과, 이에 도리어 동경을 품게 되는 수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글로 옮겨보자니, 정말 그 영화의 느낌을 1%도 채 적어내지 못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특히 이 영화는 더더욱 그렇다. 그만큼 느낄거리, 이야깃거리, 논란거리가 가득한 영화였다.

 

오랜만에 상다리가 부러질듯한 밥상을 받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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