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창래 출연 : 고소영 / 이범수 / 유건 / 조안 / 이중문 시간 : 112분 쟝르 : 로멘틱 코메디
시나리오부터 제목, 그리고 포스터까지 망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언니가 간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고소영이 나옵니다.
지금이야 사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두 여자...
... 가 있어서 아줌마(따지고 보면 한가인이 더 아줌마인가?)가 된 고소영에 대한 관심은, 거의 증발해 버린 상태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두 여자 이전에 제게 환타지-_-를 불러 일으켰던 유일한 여자 연예인이었기에... 이 영화는 안보고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환타지 시절의 고소영
아무도 전지현이나 김희선에게 연기를 기대하지 않듯, 저도 고소영의 연기를 기대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오, 그래도 이번에는 기대 보다는 나았다'라고 할만한 연기도 사실 보여준게 없습니다. 친구랑 같이 봤으면 제가 더 민망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그러나 가장 슬펐던 것은 그녀의 평생 늘지 않는 연기가 아니고 (그건 전지현이나 김희선도 만만치 않잖아?;) 30대 중반을 넘긴 늙어버린 그녀의 모습이었습니다. 극중에서 툭하면 사람들이 '아줌마'라고 하는데, 어쩐지 마음이 울컥해지더군요. 흑-_-;
고소영이 워낙 성숙한 이미지 보다는 '하이틴 스타'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이미연이나 이영애 같은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서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영원히 귀여움과 섹시함을 겸비한 도발적인 하이틴 스타로 남을 수는 없는 노릇. 생각해봐도 고소영에게 마땅한 포지셔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외의 배우들도 연기는 고소영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조를 맞춰주고 있습니다.-_-;
이범수의 연기야 물론 나무랄 곳 없이 훌륭하지만, 영화가 영화니만큼, 게다가 비중도 작은 편이라서 중심을 잡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윤종신의 조연도 다른 영화에 비해 매끄럽지 못한 편이고, 기타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그냥 그랬습니다.
조안이라는 여배우에 약간 관심은 생겨서 찾아봤는데 '돌려차기'에 나왔었네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조안은 82년생으로 25살인데 상당이 동안입니다. 임수정하고 맞먹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드네요. 옛날 같으면 고소영의 어린 시절 역을 맡았다는 것으로 꽤나 이슈가 됐을텐데, 이 영화 자체를 아무도 안봐주니...-_-;;; (하필이면 이 영화 개봉시기가 미녀는 괴로워가 한참 날리고 있을 때였기에...)
감독은 장편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인지라 소개할 것도 없고, 유건이나 이중문(이름 재미있네)이라는 배우들은 제가 전혀 알지 못하는고로 리뷰에 적을 내용이 없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이중문은 차태현을 좀 많이 닮았습니다. 처음에는 차태현인가 상당히 헷갈렸었습니다.
스토리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시간'을 다루는 내용인데, 백투더 퓨처랑 비슷한 컨셉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다룬 스토리 치고 이렇게 흥미롭지 못한 시나리오는 처음입니다. 물론 최대한 과거를 바꾸지 않고 현재에서 바꾸겠다는 영화 자체의 주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영화에서 등장 인물이 '과거'로 갔을 때(특히, 과거를 바꾸겠다고)에는 보통 관객들은 미래에서 왔다는 '어빌리티'를 최대한 활용하길 기대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 과거로 간 고소영은 정말 닭 같은 행동만 합니다.
몇 가지 다른 영화 패러디 장면을 빼면 그다지 남는 것도 없습니다.
그나마 건질만한 것은 듀스의 노래들과 함께 1990년대를 추억해 볼 수 있다는 정도?
그 외에는 나이들어서 안타까운 고소영을 110여분 동안 지겹게 볼 수 있다는 것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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