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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 에이스 스모킹 에이스
francesca22 2007-04-13 오후 3:27:48 1483   [3]
그러나 카나한은

...

아니다.



천재는 그 자체로 빛을 발하기에 눈에 띄지만

천재를 본뜨기 위해 등장하는 수두룩한 범재들과

나란히 놓여질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금요일 저녁 시간, 서울 시내 중심 극장에서 7명의 오붓한 관람객이 스모킹 에이스를 봤다.

(동료 7명이 아니라, 상영관에 있던, 나는 혼자였으니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그 시간에

거기에 모여 스모킹 에이스를 봤는지 모르겠다, 관람객 모두 합쳐 7이었다)

오붓하기도했지만, 사실 슬쩍 겁이 나기도 했다. 특히, 그 무식하게 등장하는 3인방 형제씬에서는

관람객 중 어느 하나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팝콘을 내쪽으로 분사하지 않을까

조금은 불안하기도 했다.



여하튼 영화를 보는 내내

제 2의 타란티노라고 불린다던 그 카나한이

결코 타란티노의 반열에 오를 수 없는 이유가

1, 2, 3,...순번을 매기며 머릿 속을 지나갔다.



1) 액션



어쨌든 이 영화, 하드한 액션 보여준다고 광고했으니까, 액션부터 따져 보면,

일단 총은 많이 쐈고 여기 저기 피도 많이 튀고 그렇긴 하다. 종반부 엘리베이터 안팎의

총질씬, 그거 액션이었다고 하면 뭐 그럭 저럭.

그러나, 그 액션이란게 사람을 잡아끄는 맛도 없고 이상하게 지루하고 가끔은 "어 저거 뭐야~~"

라는 식의 다소 혐오 내지 기가 막히는 듯한 반응도 나오게 하는 참 묘한 액션이란 게 문제다.

타란티노형님이 각본한 93년 트루 로맨스의 액션씬과 오버랩되면서, 참 천재와 범재의 차이는 저거군 싶은 씁쓸한 깨달음을 줄 뿐이다. 참고로 트루 로맨스는 벌써 10여년이 지난 예전 영화지만,

장담컨데 지금 다시 봐도 스모킹의 호텔씬과 비교되는, 예술적인 액션씬이 잡혀있다.



2) 내용의 부실인지 과잉인지



혹은 번역의 문제인지, 결말 부분에 앤디 형이 주구장창 설명해주는데, 일단은 라이언이 왜

분연히 일어나 앤디를 찾아오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장면에서 도대체 뭐가 어찌 됐다는 건지...

그 장면 뿐 아니라 앞에서도 도통 내용이 중구난방 극을 이루는 게 아니라 막 설명해내는

알수없는 장면이 많다. 등장 인물이 워낙 많아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으나,

그런 식으로 따지면, 오션스 일레븐은 배가 산으로 가야하고

펄프픽션은 아예 영화를 접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각본,

카나한 형이 나름 욕심내고 각본까지 역량을 발휘했으나, 그건 과욕이라 본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영화가 되는 게 아니니, 다음 부터는 전문 시나리오작가와 함께 일하길 바랄뿐

많은 영화에서 각본을 담당하며 영화도 아주 훌륭하게 찍어내는 타란티노 형님은

그래서 천재다.



3) 음악



모든 영화에서 음악의 비중은 매우 크겠지만,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에서 음악은 뭐랄까,

느끼한 피자 치즈 위로 흩뿌려지는 강렬한 핫소스 혹은

뽀얀 설렁탕을 단숨에 제압하는 후추와 같은,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면 OST가 뭐였나 한번 들여다 보게 만들 수 있도록

적재 적소에 강력하게 자리하고있어야 하고, 그럴 경우 영화가 비록 허접하더라도

음악으로 인해 많은 점수를 얻게 한다. 물론 절대 허접한 영화가 아니지만,

매트릭스 I의 경우, 지금도 그 앨범만 들으면, 눈앞에서 네오가 아크로바틱한 모습으로

총알을 피하고 강력한 포스를 내뿜는 게 그려진다.

타란티노 형님의 저수지의 개들이나 트루 로맨스, 킬빌(우아 그 일본 언니 밴드들의

아방가~르드한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황혼에서 새벽 등등 그 찬란한 영화 음악들은

영화와 음악이 합을 이룰 때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뭐, 개인적인 견해라 아닐 수도 있겠으나, 스타워즈, 특히 최근에 만들어진 프리퀄들은

여러 모로 허접함이 느껴지는 내용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 장대한 음악으로 인해

그런 단점들이 대부분 희석된다는 느낌, 영화에 있어 음악은 그런 것이어야 한다.

근데, 이 영화엔 귀에 들어오는 음악도 별로 없고, 어디에서 나왔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마지막 타이틀 롤 올라가면서, 음악이 나오자 아 그제서야 알리시아도 영화에 나왔지 싶은

자각이 들 정도. 이러니 지루할수 밖에



물론, 그 정도로 구현해 내는 카나한 역시 보통 일반인을 넘어선 수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중간 중간 스쳐가는 화면 구도나 조명, 색감 등에서는 나름 썩 괜찮다는 느낌도 받았고.

그러나 그가 제 2의 타란티노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접받기 위해선

그만한 결과물을 내 놓아야 한다. 스모킹 에이스같은 걸로는

타란티노가 역시 천재라는, 그의 후광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조연밖에는 되지 않을 테니까.


(총 0명 참여)
kyikyiyi
한번 보고싶네요   
2007-04-16 01:4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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