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종문] 하루 - 단지 하루를 위해서.. |
|
하루 |
|
|
hpig51
|
2001-01-30 오전 2:37:34 |
1210 |
[1] |
|
|
정말 오랫만에 슬픈 영화를 봤다.. 작년 [시월애]이후, 슬픔의 짜릿한 전율을 느낀 영화 [하루]..
----------------------------------------------------------------------------- 신혼의 달콤한 사랑에 빠져있는 석균(이성재)과 진원(고소영).. 석균은 레고 장난감 디자이너로써, 진원은 섬유 디자이너로써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겐 한가지 걱정이 있다.. 그건 바로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 -_-;;; 어느 날, 자궁 착상 수술로 기적과 같은 임신을 하게 되었다.. "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부부 만세~!!! *^^* " 세상에서 부러울 것 없는 그들에게 커다란 불행이 닥쳐온다.. " 하늘도 무심하시지.. 병 주고 약 주는건가..??? ㅠ.ㅠ " 이제 남은 것은 선택뿐이다.. 너무나 원했던, 너무나 사랑했던, 너무나 기다렸던 아이였기에.. 세상이 무너질듯한 절망과 좌절속에서 그들은 괴로워한다.. 그들에게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될런지..??? -_-a 나머지 부분은 영화를 보시길.. (어차피 뻔한~ 스토리이지만, 그래도 영화에 대한 예의상.. ^^;;; ) -----------------------------------------------------------------------------
석균.. 아이를 갈망하는 진원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안타까워 하는 애처가.. 결혼전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옷 벗고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사랑한다고 외친다거나, 회식을 뿌리치고 퇴근한다거나, 레고 장난감으로 아기방을 이쁘게~ 꾸민다거나, 도토리묵이 먹고 싶다는 그녀를 위해 온 동네를 뒤지고 다닌 사랑스러운 남자.. 윤진(석균과 진원의 아기 이름)이가 무뇌아라는 사실에 당황하면서도 진원을 위해 참을줄 아는 -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는 자상한 남자..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윤진이를 보내야만 하는 그녀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동사무소로 급히 달려가 호적등본을 만들어 오는 사려깊은 남자..
진원.. 부모없이 이모밑에서 자란 고아.. 그렇기에 아이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다.. 남편의 출장까지 따라가서 옷 벗으라고 난리치는, 우리 아이가 아니면 싫다고 입양을 극구 반대하는, 윤진이를 결코 떠나보낼수 없다면서 끝까지 출산을 고집하는 여자.. 인큐베이터속에서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윤진이를 보며, 한없는 눈물을 흘리는 엄마.. 아이에 대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왜 그렇게 아이를 원했고, 아이의 출산을 원했었는지..
[하루]는 전형적인 최루탄 영화이다.. ( 한마디로 눈물 짜내는 영화라는 소리지.. ^^;;; )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도 아닌, 운명때문에 어긋나는 인연 이야기도 아닌,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아기의 생명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수시로 바뀐다.. 1. 영화 퀴즈 대회에서 만난 석균과 진원.. 그들은 결혼했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 달콤한 신혼부부의 행복.. *^^* ) 2. 그들에게 고민이 있다면, 아이가 없다는 것.. 예상외로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 행복속의 불행.. " 새옹지마 " 이기를.. -_-;;; ) 3. 어느 날, 아이가 생겼다.. 진원이 임신하게 된것이다.. 하늘이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다~!!! ( 더이상 바랄 것이 없는 최대의 행복함.. ^_____^ ) 4. 하지만, 아기는 무뇌아로써 태어나더라도 며칠 살지 못한다.. (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은 좌절감.. 이게 왠 날벼락이람.. O.O ) 5. 결국, 윤진이를 떠나 보내야만 한다.. 하루밖에 세상 구경을 해주지 못 했지만.. ( 눈시울을 적시는 슬픔과 안타까움.. 부성애와 모성애까지 동시 자극.. ㅠ.ㅠ ) 이런 구성은 지금까지 여러번 봤던 방식이다.. 뻔하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어쩔수 없이 눈물을 흘리게 되는.. 항상 흥행하는 장르라고 볼수 있겠다.. ^^! ( 영화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맨날 똑같은 구성 방식이라는게 아쉽다는 것이지.. -_-;;; )
진원(고소영)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고아로 자란 그녀의 성장과정.. "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하기에는 가슴 아픈 과거이다.. 아이를 가질수 없는 그녀.. " 그럴수도 있지~ "라고 생각한다면 아이에 무관심한 사람이다.. 윤진이를 낳으려는 모습.. "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한다면 부모될 자격이 없다.. 윤진이를 보낼때의 슬픔.. " 사람들이 왜 울지~ "라고 생각한다면 감정이 메마른 것이다.. 4 가지를 모두 만족시킨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 너.. 사람 맞냐..? -_-;;; " 이런 감정 연기를 고소영이 무난하게 해낸듯 같다.. ( 솔직히 지금까지 고소영의 연기력은 영화보다 TV를 인정하는 편이었다.. ^^;;; ) 이성재와 고소영, 둘다 미혼이지만.. [하루]에서는 결혼한지 몇년된 부부의 역할을 어색하지 않게 해냈다.. 이성재는 코믹하고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해내서 점수를 주고 싶고, 고소영은 모성애를 표현하는 연기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 그렇다고 영화 분위기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남편 출장까지 따라간 진원, 팬티 하나만 입고 동네를 뛰어다니던 석균, 절대 찾을수 없는 곳에 부적을 붙인 이모, 슬픔에 잠긴 진원을 위한 석균의 발랄한(?) 노력 등등.. 중간중간 코믹함을 첨가했기에 생명을 다룬다는 무거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수 있었다.. ( 김창완의 재미있는 연기도 한몫을 했다.. ^^; )
한번쯤 생각해볼 장면.. 1. 입양을 권유하는 석균.. 절대 거부하는 진원.. 사고 방식의 차이..? 결론적으로 아이를 가지게 되긴 했지만.. 그 당시 상황으로 볼때, 어떤 선택이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었을까..??? 2. 아기에게 조금 무관심했던 석균.. 어느 날부터 아기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우연히 아기방에 들어간 진원.. 그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동안 석균은 아기를 위해서 레고 마을을 만들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그런 것일까.. ^^? 겉으로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식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 3. 윤진이가 무뇌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출산을 반대하는 석균과 하루라도 세상의 빛을 보여주겠다고 버티는 진원.. 정작 내가 그런 상황을 접하게 된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4. 어쨌든 윤진이는 태어났다.. 얼마동안 살지 모르는 희미한 생명력을 가진 윤진이.. 그러던중, 윤진이의 작은 희생(장기 기증)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으면 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우리는 종종 이런 경우를 접하곤 한다.. 한두명의 희생으로 많은 사람들을 도울수 있는 그런 경우.. 그럴때마다 사람들은 희생을 강요(?)한다.. 솔직히 당사자가 아닌 이상, 왈가왈부할수가 없다..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가 살수 있다는 선택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따질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 가끔 그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괴롭다.. -_-;;; )
사람들은 사랑하기 시작할때 원하고 바라는 것이 있다.. " 부디 이번만큼은 이별로 끝나지 않기를.. 영원하기를.. " 이라는.. [하루]는 그런 바램을 처음부터 부정한다.. 이별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랑을.. 그것이 연인의 사랑이 아닌 부모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하루]에서는 사랑의 기한이 정해져 있다.. 단, " 하루 " .. " One day " .. 윤진이와 만날수 있는 시간은 하루뿐이다.. 그것은 정해진 운명이다.. 그럼 운명이 정해놓은 사랑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별의 슬픔을 피하기 위해서 시작조차 하지 않을 것인가..
영화 [하루]를 보면서, 얼핏 [편지]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구성 방식도 그렇고, 전개 방식도 그렇고..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편지]가 연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으로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면, [하루]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안타까운 사랑으로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것이다..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고소영의 연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왠만한 슬픈 장면에도 끄떡없는(-_-v) 내 눈가에 잠시 작은 경련이 일어났을만큼.. ( 이정도만 해도 엄청난거다.. --; 난 메마른 감정의 소유자인듯 싶다.. ㅠ.ㅠ ) 무거운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끈 이성재의 연기력도 좋았다.. 김창완의 어리숙한 캐릭터 연기.. 계속 그런 이미지로 나가려는걸까.. ^^?
2. 영화 중간에 " 괜찮다.. 괜찮다.. " 라는 대사가 나온다..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데..? 그렇다.. 바로 영화 [청춘]에 나왔던 시이다..!!! 미당 서정주의 <내리는 눈밭속에서는>.. 많이 들으니까, 그거 참 괜찮네.. ^^;;;
3. 윤진이의 운명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진원이 말한다.. " 우린 아기를 바랬던거지.. 그 아기가 어떤 아이일지 바라진 않았어..!!! "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대사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기를.. *^^*
4. 주요 관객층은 20대 초반이후의 여성들이 아닐까 싶다.. 모성애를 듬뿍~ 자극함으로써 울지 않을수 없는.. 그런 영화이다.. 이번 겨울, 영화 [하루]때문에 개봉관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흐를꺼 같다.. ^^;
|
|
|
1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