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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감동과 어색한 연결... 허브
ldk209 2007-04-17 오후 4:01:54 1447   [11]

진한 감동과 어색한 연결...

 

어쨌든 이 영화는 매우 감동적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지체 3급 판정을 받은 상은은 실제 나이는 20살이지만 정신연령은 7살에 머물러 있는 어린 소녀다. 영화는 가끔 상은이 상상하는 세계를 판타지로 보여주고 있는데, 의외로 유치하지도 않고 아주 멋진 양념처럼 느껴진다. 이를테면, 장화 홍련,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이 등장해 온갖 조언을 아끼지 않는 장면 등.

 

그런 상은에게 세상은 오로지 엄마와 연관된 세계로 존재한다. 엄마가 시키는데로 누군가에게 '바보'소리를 들으면 상대방의 팔을 꼭 깨물어야 하고, 신호등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절대 규칙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세계에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우연히 만난 교통 의경 종범에게서 백마탄 왕자의 모습을 본 상은은 가슴 떨리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처음으로 엄마에게 말하지 않는 자신만의 비밀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동화의 세상에 사는 상은의 바람과는 달리 세상은 비정하다. 상은이 순수하다고만 생각했던 종범은 상은의 장애인증을 보고는 "잠깐만요"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오지 않고, 허브를 들고 찾아간 상은을 매몰차게 내친다. 처음으로 이별을 경험한 상은은 이 뜻밖의 감정에 스스로를 조절할 수가 없다. 만남과 이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진리를 상은은 깨닫게 되고, 이는 엄마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면서 상은은 성장한다.

 

이렇듯 영화는 곳곳에 눈물이 날 수밖에 없는 장면과 대사들을 배치해 놓고 있다. 밝고 선명함과 슬프고 흐림의 감정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의 연결은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다. 특히 뒤로 갈수록 점점 말이 많다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충분히 슬픈 장면에서 구구절절 상은은 슬프지만 대견한 대사들을 관객에게 들으라는 듯이 늘어 놓는다. 마치 '이 부분에서 감동을 느껴야 한다.'는 친절한 설명처럼. 그래서 어떨 때는 상은만이 영화와 동떨어져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가끔씩은 우리에게 말이 있다는 게 참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할 때가 있다.

 


(총 0명 참여)
ldk209
중박????   
2007-04-20 18:22
kyikyiyi
허브 중박 원츄   
2007-04-17 17:5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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