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이라는 감독의 첫 작품인 이영화는 신인 감독 답지않은 대담한 캐스팅을 선보였다. 아직은 연기자라기 보다는 탤런트로서 살아있는 차인표와 연기자에서 조금 일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조재현 그리고 모델 출신으로는 꽤 관록있는 송선미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리고 카메오로 잠깐 출연해 충분히 웃기는 영화에 웃음을 더해주는 김애경까지....

스토리는 참 단순하고 흔한 스토리이다. 그많큼 대박은 못터트려도 본전 건지기는 할 수 있는 스토리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어느정도 찾는다는 뜻이니까...

한 형사가 폭력 조직에 잡입해서 그 조직의 모든 것들을 파헤쳐 나간다.... 정말 흔하고 뻔한 스토리이다. 다만 약간 색다른 것을 굳이 찾는다면 그 형사가 상당히 얼방하고 인간적이라는 사실과 조직의 두목이 참으로 인간스러운 지금은 멸종되었다고 알려졌으며 본인 또한 전혀 본 적은 없는 50~60년대 "협객" 혹은 "건달"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분 이라는 것이다.

코메디 조폭 영화가 대부분 그랬듯이 (두사부일체=계두식, 대가. 신라의 달밤=최기동. 똥개=철민(똥개), 대떡이 등등...) 이름부터 먹고 들어간다. 백성기, 남기남... 하여간 이 영화 상당히 웃긴다.

날이 더워서 시원하게 웃고 싶다면 추천해 줄 만한 영화이다. 물론 대부분이 그랬듯이 결코 웃기기만 하고 끝내지는 않는다. 지극히 휴머니스트적인 마지막엔 나 처럼 감수성이 풍부한(믿거나 말거나) 관객들이 눈물이 흐를만한 장면이 나온다. (쪽팔리지만 나 두사부일체 보면서도 울었던 사람이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 보면서는 눈물 도가니였다...;;;)

이 영화에서 차인표... 정말 멋지게 나온다. 서울말 안쓰고 전라도 사투리 리얼하게 쓰니깐 혀 짧은 티도 거의 안난다. 얼마전에 김희애랑 찍은 드라마....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그거 찍고 김희애랑 비교되서 욕 많이 먹더니 연기도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 아직은 좀 흔히 말하는 내면 연기에서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표정 연기는 좋아졌다. 조재현 연기야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지만... 많이 경박한 느낌...어리버리한 느낌 표현 참 잘했다.

그리고 정말 빛나는 조연들... 송구스럽지만 이름은 잘모르겠다... "쉭~ 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야!", "넌 좆나 막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xx 삐리리야!", "두달 동안 개 사료를 먹었더니 이젠 누가 악수하자고 하면 (손바닥을 땅으로 향하게...강아지들 처럼)이렇게 손을 내밀어요." 등등의 가슴에 꼭 찍히는 말들로 웃음을 안겨 주던 분들.... 솔직히 주연들 보다 더 빛났다.

처음에도 밝혔지만 이 영화....누가 만들었어도 절대로 쪽박은 차지 않았을 영화다. 조폭영화야 원래 인기 좋지, 거기다 우리나라 사람들 웃ㄱ시는 거 무지 좋아하지, 캐스팅 만으로 관객수 일단 먹고 들어가지...그점이 정말 아쉽다. 물론 처음 찍는 영화에서 참패하고 영화판 떠나는 감독들 많다고 안다. 하지만 첫 영화부터 이렇게 안전빵으로 나가면.... 나중에 과연 실험적인 영화, 획기적인 영화, 색다른 영화.... 그런 거 만들수 있을까? 한번 상업성으로 바지면 거기서 헤어나오기 결코 쉽지 않을텐데...

뭐 거기까지야 내가 상관할 부분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