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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의 시간.이 시간을 멈출수만 있다면... 아들
maymight 2007-04-19 오전 12:55:20 1100   [4]
 

거침없이.그리고 냉혹하게 제멋대로.고삐풀린 망아지같았던 젊은시절.그 끝없는 방탕의 끝은 차디차고 어두운 감옥이었습니다.사형수도 사형날짜도 기다리고 보통죄수는 출소날짜가 정해져 있었지만 남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평생 이 어둡고 차가운 콘크리트에서 바깥세상의 햇볕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포기하고 단념하고 15년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덧없이 세월을 보낸 남자에게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얼굴도 생각도 안 나고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는 아들.차디찬 감옥속에서 15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점차 그의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는 희망.


하지만 망설여졌습니다


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할까?그 아이가 나를 어떤 눈으로 볼까?


불안하고 초조한 기다림과 만남.예상은 했지만 아들의 눈은 냉혹하고 차가웠습니다.다정하게 한 마디 하고 그 동안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15년의 세월이 만들어 놓은 벽은 높기만 했습니다.


사소한 말에 웃고 사소한 말에 울고 아들이 던지는 말이 비수처럼 그의 가슴을 찔렀습니다.


그렇게 하루란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감옥안에서는 그렇게 천천히 답답하게 가던 시간이 왜 그렇게나 빨리 가는지 아들과 같이 있을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지고 있었습니다.이 시간이 멈췄다면.오늘 이 하루가 영원히 멈추어버렸으면.아니 오늘이란 시간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그와 같이 있었던 것은 태어난 후 겨우 3년이었습니다.얼굴도 기억안나고 알고 있는 것은 그가 사람을 두명을 죽인 것뿐이었습니다.편지도 한 번도 안 오고 그립기보단 원망스러운 기억밖에 없었습니다.


거의 잊고 살고 있었는데 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차갑지만 웬지 슬픈 눈빛으로 자신을 보며.무시하고 쌀쌀맞게 굴면 그도 알아서 포기하고 돌아가겠지.하지만 자꾸만 그의 눈빛과 자기가 무슨 말만 하면 너스레 웃음을 터뜨리는 그가 마음에 걸리고 눈에 밟힙니다.


미웠지만 화가 났지만 계속 등을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하루의 시간이지만 지난 미움을 잊고 그와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고 부를 수도 없었던 아버지란 단어가 18세의 소년을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끝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무서워지고 슬퍼졌습니다.그와의,아버지라는 남자와의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이 시간이 멈추어주기만 한다면.멈출수만 있다면.마음속에 담고 있는 엄청난 비밀을 영원히 마음깊은곳에 감추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총 0명 참여)
egg2
이틀 이었으면..   
2007-05-06 03:43
kyikyiyi
너무 감동적임   
2007-04-19 22:36
joynwe
오늘 봅니다....   
2007-04-19 08:3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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