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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과학 : 미셀 공드리의 상상력과 이야기에 빠져들다.
미셸 공드리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흠뻑 빠져들었던 적이 있었기에 그의 영화는 이번에도 꼭 보고 싶은 영화였다. 이런 저런 일로 미루다 마침 볼 기회를 얻어 보게된 영화.
STORY
스테판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파리에 왔지만, 정작 회사 일은 따분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회사 가다 우연히 이웃으로 이사 온 두 여성을 보고 반해 그만 그녀에게 자신을 숨기고 친해지려 한다.
그러던 중, 스테판은 스테파니에게 끌리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한다. 결국 자신의 꿈과 현실은 그녀로 인해 더욱 뒤죽박죽이 되고 통제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고 만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쉽게 스테파니에게 걸리고 만다. 그리고, 보기 좋게 스테파니에게 퇴짜를 당하고 마는데...
스테판과 스테파니, 이 둘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수면의 과학의 볼거리
-미셸 공드리 그가 펼쳐내는 유쾌한 상상력
이터널 선샤인에서 그가 보여준 상상력을 좋아했지만, 이번 역시 그의 상상력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유치하고, 별볼일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정작 스테판이라는 캐릭터에게는 너무나 잘 어울렸기에 그 모습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스테판과 스테파니의 상상력이 표현되어지는 공간은 너무나 아름답고 주위의 공간을 밝히게 하는 무언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테판이 일에 대해 현실과 꿈을 오가는 장면은 아마도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나 느낄 만한 공감대를 지닌 요소 였기에 최고의 장면 중 하나였다고 본다.
-사랑, 그 불완전하고 모호함을 지닌 결정체
사랑에 대해 수 없이 많은 말과 글과 영화가 나왔건만 아직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그건 사랑이 지닌 불완전하고 모호함을 지닌 결정체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극중 스테판이 스테파니를 좋아하게 되는 감정을 갖게된 순간에서부터 사랑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녀에 대해 병적으로 집착하고, 그녀에 대한 믿음이 커져갈 수록 반대로 믿지 못하게 되는 일련의 모습 역시 사랑으로 생기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의 골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꿈과 현실을 헤매이는 스테판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심정을 가지게 되는 건 누구나 해당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항상 첫 눈에 반하고, 사랑이 좋은 결말을 맞게 되고, 해피엔딩으로 가득한 결과만 바라는 영화들이 많지만, 실제 사랑의 결말이 항상 그렇게 좋은 결말을 맞이하는 건 아니다.
해피엔딩의 저편에는 그 이후의 사랑의 또 다른 결과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오히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랑의 모습은 더 솔직하게 표현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난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빠져든다.
-샬롯 갱스부르의 매혹적인 모습
스테파니로 나온 샬롯 갱스부르. 실제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 건 정말 오랜만이다. 내 기억 속에는 학창 시절 <귀여운 여도적>의 여배우로 나온 걸 한 친구가 열성적으로 잡지에서 스크랩해 모으면서 내게 보여준 걸 기억한다. 그 때의 이름은 샤를로뜨 갱스부르로 더 알고 있었는데...
스테파니로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은 처음에는 매우 딱딱한 면을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뭔가를 지니고 있다. 적어도 내겐 스테판보다 이 영화에서 그녀의 존재감을 더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였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는 그녀의 매력을 다시금 확인해 볼 수 있던 것만으로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 사랑에 믿음이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랑에 대한 물음은 여러가지 모습을 지닌다.
사랑하기엔 너무나 문제가 많은 남자 스테판 사랑하기엔 사랑을 믿지 못하는 스테파니 정말 이처럼 사랑하기 힘든 커플이 또 있을까.
스테판은 자신이 지닌 문제가 너무나 많음을 알지만, 그녀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준다. 하지만, 사랑은 그의 바램처럼 좀처럼 잘 진행되지 않는다.
스테파니에게 있어 사랑에 대해 아픈 기억만 있기에 스테판의 사랑 역시 그와 같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이미 단정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의 빗장이 닫혀 있는 그녀에게 있어 스테판은 이전에 그녀가 알던 남자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이 범상치 않은 커플의 모습에서의 사랑은 너무나 불완전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러한 요소가 있기에 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문제 많은 남자인 스테판은 그녀에게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끊임없이 빚장을 열게끔 만든다.
하지만, 그러한 관계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생기는 건 한 쪽에서 믿음이 생길수록 이와는 반대로 다른 한 쪽에서는 믿음에 반해 불신의 벽이 생겨난다.
이는 바로 사랑에 대한 마음이 감정의 크기와 시기가 서로 다르기에 생기는 문제라고 본다. 그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전작인 <이터널 선샤인>에서 사랑과 기억과의 상관 관계를 그려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사랑과 믿음과의 상관 관계를 그려냈었다.
사랑은 지운다고 해서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랑을 하는 데 있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두 사람을 통해 그려낸 점을 더 중점적으로 보아야 이 영화는 더욱 공감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게 있어 그런 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영화다.
- 현실과 꿈, 그 미묘한 상관 관계
극중 스테판을 보면, 현실과 꿈을 오고가는 존재이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현실과 꿈에서의 행동은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인다.
꿈에서는 너무나 완벽한 모습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너무나 불완전한 존재이다. 실제 그의 사랑의 표현 역시 본능이 우선시되는 꿈을 통해서 먼저 행동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항상 머뭇거리기만 한다.
그건 그에게 있어 꿈의 자신은 강자이지만, 현실의 자신은 약자에 불과하다. 또한, 꿈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만, 현실은 자신의 바램과는 다른 결과를 보아왔기에 그런 생각을 가진다.
이러한 모습은 누구나 지니고 있는 일련의 공통적인 모습이기에 그의 모습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결과 역시 그에 따른 모습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내게 있어 영화 속 스테판을 통해 보여준 이러한 면은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수면의 과학의 아쉬움
내게 이 영화의 아쉬움이란 감정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저 영화 자체에 매혹 되었기에 그러한 감정을 찾을 필요도 없고 그냥 좋았다. 그래서, 떠올리고 싶지 않다.
수면의 과학을 보고
- 미셸 공드리의 상상력과 이야기에 빠져들다.
미셸 공드리의 상상력을 보면 그 자체에 왠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뭔가가 있다.
이 영화를 보고서 드는 느낌은 딱 스테판이란 캐릭터가 흡사 프랑스판 전차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상되어지는 측면이 강했다. -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소견이다.
영화 전반에 있어 스테판과 스테파니를 통해 보여준 풍부한 상상력은 그 자체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반대로 후반부에 들어서 보여준 사랑에 대한 두 사람의 보편적인 얘기는 짐짓 그들 역시 사랑하는 연인으로서 생길 수 있는 문제 그 자체를 그대로 보여주었기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
사랑에 대한 수많은 물음 중 사랑하는데 있어 서로에 대한 믿음만큼 소중한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던져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는 그 자체로 좋았다.
또한,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관계성 역시 너무나 좋아하는 것이기에 인상적으로 남았다.
내게 있어 이 영화는 미셸 공드리 감독이 펼친 상상력과 이야기에 다시금 매료된 영화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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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과학(2006, The Science of Sleep / La Science des reves)
제작사 : Canal+ / 배급사 : (주)엣나인필름
수입사 : (주)엣나인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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