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스토리 속에 펼쳐지는 핏빛 향연
다 알고 있는 얘기겠지만, [킬빌]의 스토리는 너무 단순하다. 이런 단순한 스토리를 그마저도 둘로 나누어 일편에서는 5명 중 2명까지의 복수극만 소개되어 있다. 물론 처음부터 타란티노의 관심은 영화의 스토리가 아니라 스타일이었다.
타란티노가 동양 무술 영화의 매니아라는 사실은 너무 유명하다. 홍콩 쇼브러더스의 로고를 띄우는 장난스런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사지절단 무술과 사무라이 영화의 피분수가 솟구치는 액션 장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보이는 캐릭터, 무엇보다 이소룡의 노란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주인공까지 타란티노는 자신이 보고 열광한 영화를 재료 삼아 [킬 빌]이라는 큰 그릇에 넣어 화려하고 그득한 성찬을 내놓았다.
타란티노의 스타일의 원천을 집대성한 [킬 빌]. 보는 내내 솟구쳐 오르는 열정을 감출 수가 없었던 최고의 경험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뒤늦게야 알게 된 사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청엽옥 전투신의 흑백 화면 처리는 타란티노의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상영한 헐리우드 버전이라고 한다. 또한 한국에서 개봉할 때는 배가 갈리고 창자가 튀어나오는 장면 등 12초 정도가 삭제된 채 상영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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