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처음에 이 영화가 한국영화인줄 알았다.
착신아리라.. 참으로 한자섞인 제목이다. 일본도 한자 문화권이라는걸 깜빡한게다..
한국에도 '폰' 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아직 그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소재가 비슷해서 인지 카피논란에 휩싸였던걸로 기억한다.
이 영화는 '주온 극장판' 을 생각나게 한다.
물론, 링, 검은 물밑에서도 생각나게 만든다.
일본영화에는 유난히 이런류의 공포영화가 많은데, 한국의 머리풀고 소복입은 처녀귀신이 정형화된것처럼, 일본의 이런 공포물에서는 사실 비슷한 모양새의 귀신들이 등장해서 이젠 좀 식상하기 까지 하다.
내용만 좀 틀릴뿐 다 비슷비슷한것 같다.
우리나라의 귀신영화(지금은 잘 안만들지만, 예전에 엄청 만들어 댔던류의..)와도 유사한 점이 많다.
대체로, 갑자기 귀신이 나타나서 사람들이 죽어나자빠지는데, 그 사건을 조사해보니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찾아내게 된다는 류의 내용이다.
물론, 이영화도 이전의 일본공포영화에서 뻔히 그리하는것처럼, 끝부분에서 마치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것처럼 하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는 식의 모호한 결말을 보여준다.
위에서 굳이 '주온 극장판' 이라고 한 이유는 주온 시리즈는 극장판 말고도 더 있는데, 그 영화적인 느낌이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주온 극장판 역시 주온1,주온2 에서 나오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얘기지만, 극장판은 1편짜리 극장상영용으로 만들기 위해 내용을 짜집기 해서 이쁘게 꾸며놓았다라고나 할까..
어느날 친구의 핸드폰에 자신의 전화번호가 발신번호로 된 이상한 음성메세지가 도착한다.
음성사서함에 들어있는 목소리는 자신의 목소리이고, 더군다나 이상한것은 발신일시가 미래라는 것이다.
음성에서 자신이 이상한 말을 하고는 이내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이런 이상한 메세지를 받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이상한 죽음을 맞이한다.
주인공의 제일친한 친구는 두려움에 방송국에 출연해서 퇴마사까지 동원하지만,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조차 무참히 이상한 힘에 의해 살해된다.
결국 주인공의 핸드폰에도 메세지가 날아오고, 이 이상한 사건의 근원을 찾아 헤메다가 억울하게(?) 죽은 시체를 낡은 병원에서 찾게된다.
죽게된 상황에서 이 귀신이 영혼을 달래어 구사일생으로 살게되는데, 실제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던 귀신은 이 귀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여자 주인공은 이 귀신에 씌이게 되고, ...
애매한 결말..
희미한 필림상태의 주온1,주온2 편에서 본 귀신들은 정말로, 링1의 우물에서 기어나오는 귀신만큼이나 쇼킹했다.
그러나, 이런 비슷한 류의 귀신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자주보자, 이젠 짜증까지 몰려온다.
위에서 얼핏 말했듯, 대체로 스토리도 비슷한데다가,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귀신의 횡포를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다는 식의 내용이 전개되곤하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곡선을 기준으로 볼때 계속 흥분시키다가 흥분시키고 끝나는 꼴이라고나 할까?
사람이 카타르 시스를 느끼려면, 감정이 고조되기도 해야 하지만, '해소' 되는 시점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영화에서는 '해소'를 시켜주지 않는것 같다.
쉽게 예를 들면, 헐리웃식 영웅 이야기에서처럼 악당과 영웅이 맞서 싸우는데, 온갖 전투장면과 주변인물의 죽음을 통해 감정이 고조되다가 막판에 영웅이 멋드러지게 이겨줌으로써 감정이 해소되는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일본의 영화에서는 이런 진행을 보여주지 않아서, 뭐랄까 좀 갑갑하다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가?
물론, 영화는 영화일뿐이고, 이래야 한다라는 정형화된 틀을 만든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순전히 감독의 작가의 창작의도가 중요하겠지만서도,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으로서는 갑갑하다는 느낌을 떨쳐버릴수는 없다.
차라리, 링,주온이 쇼킹했다.
장면장면 펑펑 터지는 듯한 음향효과으 삽입, 갑자기 화면을 가득채워 놀라게 만드는 귀신의 얼굴..
이런것은 착신아리에서는 부족했다.
링 시리즈도 물론, 여러 후속편이 제작되면서 점점 그 이름이 무색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1편만큼은 높이 사주고 싶다.
일본은 이런류의 공포영화를 좋아하는가보다.
누군지 알수 없는 제3의 인물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그런 공포가 어느날 나에게도 찾아올지 모른다는 공포감이랄까..
착신아리는 단순히 아동학대,아동의 심리에 근거를 둔 한 가족의 불행사를 소재로 만든, 일본류 공포영화의 그저그런 한편이란 생각이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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