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듣는 이연걸의 이름이다.
이 영화는 뤽베송 제작에, 헐리웃에 가서도 나름대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 이연걸, 묵직한 연기의 모건프리먼까지..
액션영화들이 대체로 시원시원하고, 유쾌한 반면, 이 영화는 의미심장하며, 나름대로 슬프기까지 하다.
이 영화가 서글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연걸이 잔인하리만치 망가지기 때문이다.
마치, 떨어진 주가를 내면의 연기로 회복이라도 하려는듯.
네티즌들은 이 영화를 꽤나 혹평했다.
아마도, 그만큼 모건프리먼과 이연걸을 아낀다는 반증일까?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샤인(1996)' 의 냄새가 풍긴다.
샤인에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칠것을 강요받으며 자란 소년은 피아노연주에 있어서만큼은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자신이 하고싶은대로 하지 못하고 항상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해야하는 강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위대한 연주가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결국, 소년을 미치게 만들고,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샤인의 주인공 데이빗헬프갓의 모습을 닮았다고나 할까?
물론, 이 영화에서 '피아노' 가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기 때문에 그 영화가 떠오른것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이연걸' 이라는 액션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액션영화로 보아야 하겠지만, 모건프리먼이라는 연기자가 등장하는 만큼 단순 액션영화로 보기에도 뭔가 이상한 만남이다.
굉장히 언밸런스 해보이는 이 만남이 이연걸의 독특한 캐릭터와 나름대로 맞아 떨어지는것도 같다.
어린시절 엄마가 살해되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고 살아온, 뒷골목 건달패의 애완견같이 되어버린 대니.
그런 대니의 모습은 피아노에 미쳐보린 데이빗헬프갓의 모습과 겹쳐보인다.
현실도피라도 하듯 정신나가있는 그 모습이..
그런데, 모름지기 액션영화라면 유쾌한게 편안한 법인데, 이 영화는 너무 서글픈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묘한 배경음악과, 이연걸의 눈물까지..
마무리도 좀 이상하고.
이 영화가 혹평을 받게 된것은 아마도,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원래, 새로운 시도와 웬지 어색해보이는 배우들,컨셉의 조합은 어색할수밖에 없는것이지만,
그 결과물이 흡족하다면 재평가를 받기 마련인데, 혹평을 받게 되었다는것은 그다지 흡족하지 않다는 반증이겠지?
모건프리먼과 이연걸의 조합은 좀 어색해보이며, 이연걸이 너무 초라하게 보여지는게 못마땅하지만, 나름대로 감동적인(? 액션영화에 감동이라니...) 영화다.
아마도 액션영화가 아니라 '샤인' 과 같은 드라마로 분류해야 할것 같다.
액션영화를 원해서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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