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말 미국에서 방영된 <스타스키와 허치>는 당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형사물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방영시간만 되면 쪼르르 TV 앞으로 가서 깔깔대며 보던 기억이 선명하다. 드라마 <스타스키와 허치>의 가장 큰 매력은 액션이나 줄거리가 아닌, 과묵하고 강직해 보이는 스타스키와 까불대며 말이 많은 허치의 옥신각신하는 말다툼에 있었다.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영화 역시, 배경에서부터 헤어 스타일, 옷차림까지 드라마 그대로 재현하고 있으며, 둘의 아웅다웅 다툼하는 모습 역시 드라마 그대로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70년대 인기 드라마의 단순한 재탕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요즘 관객들이 이 영화에 대해 느리고, 밋밋하며 심심하다고 평가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오래 전 이 드라마를 보고 자랐던 세대에게는 드라마의 단순한 재탕인 영화를 본다는 것은 잊고 지내던 향수를 자극한다는 의미이며,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깜짝 등장할 때 그 향수를 절정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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