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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두사부일체]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학원풍자 두사부일체
mvgirl 2001-12-17 오전 10:17:01 708   [9]
올 한해 조폭 관련 한국영화 참 많기도 하다.
친구를 필두로 시작된 하지만 주로 코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조폭 소재의 영화들 이젠 코믹 조폭 이라는 소재가 하나의 장르화가 되어 정착을 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영화 <두사부일체>, 언뜻 보면 군사부일체를 잘못 쓴 듯한 이 제목, 뜻이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 라는 뜻이라니,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

하지만 영화 <두사부일체>는 여지껏 나왔던 단순 조폭 영화들과 뭔가 좀 다른 느낌이다.
어째 깡패들의 주 무대인 밤무대 나이트 클럽이나 홍등가 등이 배경이 아니라 신성한 학교가 주 배경이다. 깡패가 학교에 가서 대체 뭘 하겠다는 거지 ???
이 영화가 추구하는 내용은 이렇다.
이젠 조폭의 세계에서도 학벌이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래서 못 배우고 바로 깡패의 길로 들어가 한 조직의 두목의 위치에 까지 오른 두목 계두식이지만 시대적 흐름에 따라두목이 되려면 힘 뿐만이 아니라 학벌도 있어야 아랫사람으로부터 무시를 받지 않는다는 현실에 직면, 자신의 무식함을 극복하며 조직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고등학교에 진학, 졸업장을 따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고등학생이 된 계두식이 고등학생과 똑같이 생활하고 졸업장을 따기까지 벌어지는 헤프닝이 주이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잠시 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졸업장이란 것 꼭 학교까지 가야만 탈수 있는 것이 아니질 않는가 ? 검정고시라는 제도도 있고 일부 몰지각한 졸부들은 간판 때문에 그것(졸업장)을 매매를 한다는 이야기도…(그건 대학졸업장 얘기였나 ?)
여하튼 좀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억지스런 영화를 만들겠다는 건지..
다소 회의적인 생각으로 이 영화에 임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온 나서야 알게 되었다. 두목 계두식의 고등학교 편입은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닌 감독의 비꼬고 싶었던 학원 실태에 대한 의도적인 설정이었노라고…

지금 우리네 청소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학교는 성인이 되기 위한 중간 과정이며 이곳에서 개개인의 인성과 인격이 연마되는 아주 중요한 곳이다. 그들이 미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곳이니 만큼 신성하고 매우 중요한 장소이다.
하지만 학교에 대해 점점 나쁜 소식들이 많이 접해지고 있다.
학생들이 한 사람의 힘없는 학생을 왕따를 시킨다는 둥, 구타를 한다는 둥, 본드나 가스를 마신다는 둥, 가출 청소년 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둥….
내가 학교에 다니던 80년대 후반엔 왕따란 말조차 몰랐었는데…
2000년을 살고있는 청소년들은 내가 학교를 다닐 때 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훨씬 더 나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있는 것은 아닐까 ?
어쩌면 그들이 다니는 학교는 학교 본연의 신성함을 잃어버리고 어쩌면 또다른 조그만 조폭의 세상이 되어버린 듯, 살벌한 느낌까지 든다.
이 영화의 두목 계두식은 일자무식에 가진 건 주먹뿐인 깡패두목이지만 그가 한가지 생활의 신조로 여기는 것이 있다. “두사부일체”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한 몸과 같다는 것.
이것은 학교 안에서 학생들에게서 무시 받고 존경을 받지 못하는 권위가 땅에 떨어진 지금의 선생님의 모습과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울 수 없는 초라한 지금의 아버지의 모습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다.

계두식이 학교에서 본 것은 같은 학생들의 돈을 뺏는 뭣도 아닌 깡패 같은 학생들, 선생님을 무시하는 돈 많은 집 학생, 그리고 학생을 구타했다고 선생의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학부모의 모습이다. 그리고 학생을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 재단 이사의 아이들의 성적을 상향 조정해 달라는 교장의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권고 사직을 당하는 힘없는 선생님의 모습이다. 계두식이 생각했던 신성한 학교는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 자 들에게 굽신거려야만 선생님들만이 선생 질(?)을 할 수 있는 가하면, 아랫사람인 학생이 선생님에게 대드는 하극상이 판을 치는 한마디로 그가 몸을 담그고 있던 조폭 세계만도 못한 곳이었다.

영화 <두사부일체>는 단순 조폭 영화라기 보단 조폭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현재 우리가 접해있는 학력 지상주의, 학원폭력, 학원 비리라는 현 학원 세태를 코믹한 상황을 통해서 재현하여 재미와 고민을 함께 하자는 감독의 의도가 두드러진 영화이다.
또한 여지껏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무게만 잡아서 코믹영화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정준호. 우려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 무게를 잡는 보스의 이미지와 고등학생들 틈바구니에서 어쩔 줄 몰라 영화 내내 완전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충실한 연기몰입은 이 영화의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였다. 또한 정준호를 보좌하는 좌청용 우백호, 정웅인과 정운택은 나름대로 유식하고 무식한 캐릭터 들의 균형을 이루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키고 나름의 안정감을 갖춘다.
하지만 감독이 정작 풍자하고자 했던 학원 내 세태풍자는 그 상황을 보여주는 데에만 그친다. 그러니까 문제의 제시만 있을 뿐 그 해결안에 대해선 감독 자신도 어쩔 수가 없다는 듯 조폭들간의 싸움으로 마무리를 지어버린다. 물론 그런 싸움과 관계없이 계두식은 그리도 원하던 졸업장을 손에 넣는다.
그러니까 처음은 의도한 바 대로 보기 좋게 학원 비리에 대해서 꼬집었으나 버릇이 없던 재단 이사장의 딸은 여전히 학교에 그대로 다니며 선생을 구타하던 학부모는 소위 교장이라는 사람에게서 그러지 말라는 제재조차 받지 않는다. 바른말을 하던 선생님은 여전히 퇴출(?) 당한 상태 그대로 이니 이 영화는 도대체 제시한 문제에 대한 해결의 기미는 전혀 보이질 않고 단지 조폭의 세계보다 못한 학원 재단을 조폭이 접수한다는 식의 마무리를 보인다.
물론 이 영화에 양념처럼 등장한 바바리맨(?), 그가 계속해서 학원 주변을 돌면서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 테입을 언론 카메라 기자의 주머니에 넣기는 했으나 그걸로 끝. 그것으로 인한 어떠한 언급도 없으니 그 바바리맨(?)도 감독의 의도야 어찌 되었던 그저 그런 캐릭터로 끝나버렸다.
따라서 재미와 풍자 두 마리 토끼를 쫓고자 했던 감독은 관객에게 재미를 주는 데는 성공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풍자를 주는 데는 아마도 실패한 듯 보인다.

뭐 영화의 완성도가 조금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영화는 비교적 재미가 있다.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해선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수긍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름대로 학원 내 사태를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현 세태를 함께 고민해 가자는 메시지도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그것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였으면, 영화 속에서 나쁜 이사장들이나 교장 선생님들이 처벌을 받거나 궁지에 처하는 장면이 나왔으면 좀더 신이 났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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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학원풍자   
2010-09-0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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