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았던 영화다.
대체로 호평보다는 악평이 많이 따른 영화.
'인정사정볼것없다' 의 이명세 감독이라하니, 독특한 화면을 기대해봄직하다.
인정사정볼것없다의 명장면, 비오는날의 격투씬에서 서로가 안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장면.
이 장면은 한때 매트릭스에서 패러디를 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정말인지는 알수없고.
어찌되었건, 이 영화는 지나친 스타일리쉬로 악평을 받았다.
그렇다.
매장면마다 마치 CF를 찍듯 스타일을 강조한 화면들.
화려한 색감과 유려한 화면구성.
그러나, 지나치게 스타일을 강조하여 영화를 망친 대표적인 영화가 된듯하다.
남순(하지원)과 슬픈눈(강동원)의 연기변신을 엿볼수 있다.
하지원은 기존의 여성스런 이미지를 변화시켜 선머슴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이 모습은 마치 '엽기적인 그녀' 의 전지현을 견제라도 하듯이.
자연스러운 선머슴연기. 우수꽝스러운 대사와 걸걸한 그 모습이 어울리고 귀엽기도 하지만, 그녀의 이미지를 바꾸기에는 다소 그 힘이 부족한듯 하다.
강동원의 연기는.. 마치 귀에다 소근대듯 음성을 처리하여 꽃미남으로서의 강동원을 다소 지나치게 포장한듯한 어색함마져 든다.
마치 남장여자를 보는듯, 아름답기까지한 그 모습이 뭇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두 배우의 새로운(?) 스타일이 오히려 빛을 바랜듯 하다.
그랫다.
영화는 스타일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영화의 맥을 계속 끊고, 영화보는 재미마져 감쇄시키고 있었다.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조선시대.
시장에 가짜돈이 유통되자 포교인 남순,안포교는 수사를 진행한다.
병조판서는 가짜돈을 유통시켜 민심을 흉흉하게 하고, 자신의 딸을 유력한 권력가의 아들과 혼인시켜 왕권을 노린다.
그의 자객노릇을 하는 슬픈눈.
잠입수사중 남순과 슬픈눈은 서로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둘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되었으니..
영화는 스토리의 전개보다 개별적인 장면들과 남순,슬픈눈의 러브스토리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어 마치 관객들을 우롱하듯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스타일은 수려하다.
한때 '중경삼림'이 독특한 스타일로 사랑을 받았듯, 이 영화는 스타일적인 면에 치중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딜레마에 빠진다.
기존의 영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념은. 스토리 중심이다.
즉, 스토리를 보기위해 영화를 본다는 기준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영화는 영화를 '영상' 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듯, 영상미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영상미' 라는 것이 영화의 보조적인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인 수단으로 대두될때 과연 이것을 '새로운 시도','새로운 장르' 로 보고 용인하여야 하는것인가.
아니면, 철저하게 스토리와 짜임새를 중심으로 비판하여야 하는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그러나, 명확한것은, 사람들의 호응과 평가이다.
분명 일종의 '문화'로써, 영상미를 강조한 이러한 영화들이 평가를 받을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에서 외면당한 그것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것인가.
자고로, 너무 앞서가도 좋지않고, 그 시대의 사람들의 수준과 원하는것을 맞추어가는것이 가장 적절하게 받아들여지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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