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태국의 공포영화라..
흔히 볼수 있는 나라의 영화가 아니기에 거기다가 공포물이라..
과연 태국에서는 공포영화를 어떻게 만들까 하는 궁금증에 보게되었다.
남자주인공은 꽤나 이국적으로 생겼다.
음.. 한자로 '귀영' 이라고 써놓은건가? 귀신의 그림자란 뜻인가?
흠. 영화를 보면 '귀신의 그림자' 라는 표현이 맞아떨어지긴 한다.
사진작가인 주인공이 어느날 밤에 여자친구와 술에 취해 운전하며 집에 돌아오던중 웬 여자를 치는 교통사고를 낸다. 겁이난 둘은 뺑소니를 치게 되고, 다음날 졸업식장에서 찍어온 사진에 영혼으로 보이는 물체가 찍힌다.
영혼사진을 전문으로 다루는곳에 의뢰하거 갔으나, 그들은 이런 사진은 모두 가짜라며 냉소를 짓는다.
교통사고를 낸것이 불안한 둘은 사고장소로 가보지만, 밤새 웬 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것 말고는 시체도 없고, 병원에 교통사고로 입원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둘은 계속 귀신에게 시달리게 되고, 자주가던 현상소에서 해준말이 생각난다.
사랑하던 사람의 영혼이 계속 주위를 맴돌수도 있다고..
사진의 흔적을 쫓던중 그녀는 그 영혼이 그녀가 다니는 학교에 다녔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되고, 그녀로 생각되는 사람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속의 여자는 남자친구도 아는 여자인듯 하다.
남자친구와 친한 친구들이 잇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무언가 비밀이 있는듯 하다.
남자에게 추긍하니, 그 여자는 예전에 자신의 남자친구와 사귀던 여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여자의 고향인 방콕에 찾아가게 되고, 썩어가는 시체를 방치해둔 그 여자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이 상황까지 오기에 굉장히 섬찟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녀의 시체를 찾아낸것이 마치 이 영화의 실마리가 풀려가는듯한 분위기다.
그녀의 천도제(장례식)를 지내고, 모든 사건이 끝나는듯 하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아직 사건이 끝난것은 아니다.
화장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또 섬찟한 장면...(압권인 장면이 많지만, 이 장면이 꽤나 기억에 남는듯 하다.)
시속 100km 로 달리는 차 옆유리에 그 여자의 귀신이 쳐다보는..
어찌됐건 그둘은 집으로 돌아와 휴가를 다녀오는등 모든일이 끝난듯 하다.
이쯤에서 마치 영화가 그냥 끝나버릴듯도 하지만, 이 영화는 예상대로 ..
휴가때 찍어온 행복한 사진을 찾기위해 현상소에 들른 그녀.
행복한 휴가의 모습들 사진 외에 이상한 사진을 보게 된다.
그 사진은 그와 그녀가 집에 단둘이 있을때 카메라가 자동으로 찍힌사진이다.
그 사진에는 영혼으로 보이는 희뿌연 것이 찍혀있다.
같은 장소에 여러번 찍혀있는데, 이상한 점을 발견한 그녀.
사진을 모아놓고 우리 어릴쩍에 책 모서리에 움직이는 만화 그렸던것처럼, 촤르르륵 사진들을 넘겨보니 그 희뿌연 물체가 어딘가를 향하고 있지 않은가.. 마치 그녀가 무언가를 찾아주기를 바라듯이.
그 물체가 가리키는 위치를 뒤적이던 그녀. 수상한 봉투에 든 사진을 필름을 발견한다.
필름을 현상해보니, 그남자가 대학시절 찍은 사진이다.
그 사진에는 그 남자의 친한 친구들이 예전 그 남자의 여자친구를 윤간하는 모습이 찍혀있다.
그렇다. 그 여자귀신은 오래전 그 남자의 친구들에게 윤간당하고, 그 남자에게 그런 모습을 찍힌 한을 품고 죽은 것이다.
자신에게 이런 사실을 숨긴것에 배신감을 느끼고 그 남자를 질책하고 떠나버리는 그녀.
그 남자는 분노에 차서 여전히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것 같은 그녀를 찾아내겠다며 폴라로이드(즉석카메라)카메라를 이곳저곳에 연신찍어댄다.
수없이 찍어도 나오지 않자 화가나서 카메라를 내동댕이 치는데, 내동댕이 쳐진 카메라가 스스로 찰칵하고 찍힌다.
음.. 나는 여기서 귀신이 천장에 붙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는데, 허걱 이런, 귀신이 그 남자의 등뒤에 그걸 뭐라고 하나 어린애 목마 태우는것 처럼 달려있는게 아닌가.
사실, 좀 실망. 왜냐하면 예전 한국에서도 이런 공포 이야기가 많았고, 일본에서도 꽤 써먹은 공포스토리이기 때문에.. 하여튼 무섭긴 하다.
그 남자의 등뒤에 달려있는 그 여자귀신이 그 남자의 눈을 가리고, 남자는 고층창문에서 떨어진다.
고층 창문에서 떨어진 그 남자는.. 죽은줄 알았더니 살았다.
살아서 뇌수술까지 한 모습으로 정신병원같은데 입원해 있다.
그 남자를 병문안간 그녀.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간 문 유리창에 여전히 그 남자의 목뒤에 매달려 있는 그 여자귀신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끝나고, 뭐라뭐라 몇줄이 써져있는데 자막이 없어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그대로 적어본다.
The producers would like to thank in advance the owners of any spirit photographs or photo representations that were not properly credited for their use in this motion picture.
흠..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선진국들이 미쳐 깨닫지 못한 사이에 그들을 바짝 추격해 왔듯이, 태국 또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영화 제작 수준이 이만큼 컷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 수준이면 어디다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다만, 아쉬운것은 독창성이다.
물론, 태국도 불교국가이고 한자 문화권이다 보니, 일본이나 우리나라, 중국등과 그 문화적 스타일이 매우 유사하여 이런 유사함이 나타날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마치 일본의 공포영화와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마치 일본의 '주온' 과 '링' 을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이다.
사람들을 놀래키기 위한 방식이나, 귀신의 형태, 귀신의 등장방식등이 이미 일본의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방식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주온,링에서 나오는 엽기적인 얼굴표정이 나오지는 않는다.)
또한, 이 영화가 주요 테마로 잡고 있는 이 영화의 요소는 '사진기','심령사진',서양의 괴물과는 다른 동양적인 '귀신','원혼','복수' 등이 이미 일본영화에서 많이 쓰여진 요소이고, 위에서 잠깐 얘기 했듯이 귀신이 그 남자의 어깨위에 앉아 따라다닌것, 결말에서도 사건이 깨끗하게 끝나지 않고 여전히 귀신이 남아있는것 등이 일본영화의 그것과 유사하다.
이런 면에서 한국영화는 어느정도 차별화 된다.
한국의 공포물은(물론, 최근에는 일본의 공포물을 많이 모방해 가고 있지만) 어릴적보던 '전설의 고향' 처럼 대체로 원한이 해결되면 귀신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마치 액소시스트 영화에서 나오는 귀신들린 사람같이 얼굴이 여기저기 파먹은 흉칙한 얼굴보다는 말끔한 귀신을 선호한다.
아마 이런 차이는 각 나라마다 조금씩 틀린 정서의 차이에서 어느정도 제한선이 있기 때문일것이다.
장국영의 유작이 되어버린 '이도공간' 이 일본의 공포물을 흉내낸것 같아 굉장히 아쉬웠던것처럼(이전에 이도공간 같은 류의 홍콩 공포물을 본적이 없기에..) 이 영화도 분명 완성도가 높음에도 아쉬운것은 일본의 공포물의 전형을 쫒아가는듯한 것이다.
이 영화는 공포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시나리오 또한 영화의 전반부 여러곳에 깔려있는 복선들이 후반부에서 밝혀지는 묘미도 있다.
일본의 공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런류의 께림직한 영화를 싫어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의 공포물을 좋아하고, 태국의 공포물이 일본의 공포물과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유사한지를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극 권하고 싶은 영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