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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 묵직한 사연... 오늘의 사건사고
ldk209 2007-04-25 오후 10:23:01 1760   [8]

건물과 건물의 42cm 사이에 낀 남자와 바닷가 백사장에 좌초된 고래는 같은 처지다.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오도가도 못하는 갇힌 상태여서 누군가의 구조가 필요한 포유류들이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미스터리한 사연을 갖고 있다는 것도 닮았다. <오늘의 사건사고>는 전혀 연관성없어 보이는 사건과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의 사람들을 흔적없이 조립해 묵직한 물건을 만들려고 한다. 하얀 천 위에 미리 디자인된 그림을 따라 꼼꼼히 꿰매다 보면 스케치의 흔적은 사라지고 짜임새있는 십자수만 남는 것처럼.

 

드라마의 중심을 굳이 부여잡자면, 대학원생 마사미치(가시와바라 슈지)의 교토 집들이에 모인 친구들이다. 영화감독 지망생 나카자와(쓰마부키 사토시)와 그의 애인 마키(다나카 레나) 그리고 나카자와의 여자 죽마고우 케이토(이토 아유미)가 한차로 교토로 향한다. 이들 사이에는 작은 진동이 울리고 있다. 나카자와는 연출 데뷔의 미래가 기약없고, 마키는 나카자와의 과거에 동참하고 싶어하며, 케이토는 연인을 갈구한다. 두 여자와 한 남자 사이의 삼각 감정의 교차도 미세하게 흐른다. 교토의 마사미치 집에선 네 남자가 이들을 맞이한다. 한 남자는 게임과 TV에만 관심있고, 세 남자는 실연당했거나 실연의 위기에서 갈등한다. <고>(GO)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는 그들의 사연을 희미하게 암시하며 죽 늘어놓는다. 누군가는 취하고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작업을 벌이다 실패하는 왁자지껄한 술판 사이사이에 건물 사이에 낀 남자와 고래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오지만, 이 모든 것이 무슨 형상을 위한 표식인지 간파하기란 쉽지 않다. 등장인물은 갈수록 많아진다. 건물 사이의 남자와 고래의 옆을 지키는 구조대원과 소녀, 마사미치의 히피 친구 그리고 또, 또….

 

소심한 군상의 배열은 소심함에 대한 애정에 닿아 있다. 자신과 무관한 듯하지만 어떤 모습으로든 ‘갇혀 있다’는 점에서 같은 처지인 이웃의 사건사고와 더불어 살아가는 미덕은 소심함이다. 끝부분에 유난히 상세하게 드러나는 가와치와 치요(이케와키 지쓰루)의 갈등에 따르면 그렇다. 하지만 미세한 접점들을 들여다보다가 그 지난함에 맥이 절로 풀릴 수 있다. (이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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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k209
의외로 독특한 영화..   
2007-04-3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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