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모성애에 대한 가정속에서의 모녀의 시각을 조명해
보고자 모습을 드러낸 마이클 레만감독의 영화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떠나 한국인 안마 시술소에서의 한국인 비하이미지
발언으로 기분좋게 관람을 마칠수 없는 영화였다. 영화는
체험,상상 그리고 관찰로 이루어진 결과의 산물인데 어째서
위 세가지의 공식을 모두 무시한채 일방적인 이미지 깨부시기
망치로 한국인 안마시술사를 등장시키며 영화에 대한 초반의
이미지를 깡그리 부셔버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로맨스라는 사실의 달콤함을
떠올리기에 상당히 무리한 시나리오의 흐름을 보여준다.
세 딸을 키워내며 극진한 딸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엄마인 대프니 와일더(다이앤 키튼)와 쉽사리 연애에 성공하지
못하고 맴돌며 상처만 받는 막내 딸 밀리(맨디무어)의 줄다리기
같은 간섭과 이해, 포용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속에서
밀리와 엄마의 광고에서 캐스팅되듯 낙찰된 멋진 건축설계사
인 제이슨(톰 에버렛 스콧)과 엄마의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을
보면서 그 현장에서 그 광경들을 유심히 보면서 우연스럽게
관심을 보인 기타연주자 자니(가브리엘 매치)의 로맨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연애에 대한 가치관조차도 '내가 하라면
해!' 로 일관하는 와일더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상황인 것은 이해를 할수 있다. 물론 그 속에서 엄마가 자신에게
쏟는 애정의 잔소리와 충고등을 받아들이면서 대부분 순응하는
밀리의 태도도 이해는 할수 있다. 하지만 납득할수 없는 로맨스
적 상황과 와일더에게 찾아온 연애상황은 영화를 보는 치명적
결함을 만들어 버렸다. 일단 밀리의 행동에는 상당히 모순된
점이 있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두 남자와 동시에 즐기는
이중 생활을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그동안 애정을 받지 못하고, 관심을 받지 못해서 그런 애정을
즐기며 행복해 한다는 것과 선택을 하지못해 이 남자, 저 남자
와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그리고
만난지 오래되지도 않은 자니의 아버지와 와일더의 갑작스런
로맨스는 억지스럽고 당황하게 만드는 느낌을 감출수 없게 만든다.
자신의 딸의 연애상대의 아버지와 로맨스를 행하려 하는 와일더의
가치관은 과연 제대로 된 것인가? 그것은 딸의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주기 위한 그녀의 행동의 모순적인 경향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되어버린다. 그 속에서 엄마의 광고의 진실을 알게되어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영화의 시나리오는 무언가
많이 잘려 나간것 같은 앞, 뒤로 맞지 않는 상황들로 열거된 영화로
느껴지게 만든다. 운명적 사랑의 로맨스를 그린 것도 아니고 부녀의
갈등 회복만을 그린 영화도 아니다. 다이앤 키튼의 오버스러운 코믹
연기와 맨디 무어의 사랑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연기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게 만드는 불협화음은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나
'러브 액츄얼리' 같은 로맨스영화와 극단적인 대조적인 영화로
남게 만든다. 순간, 순간의 감정연기 조차의 감정이입 공간도
주지 않는 영화의 흐름과 이해하기 힘든 상황적 연출은 이 영화의
최대 난제였다. 영화의 원제 제목처럼 감독이 보라면 보라는
식의 설득력 떨어지는 영화의 느낌은 솔직히 안타까울 정도로
재미와 감동, 로맨스조차 여운을 남기지 못한채 스러져 가는
그런 영화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