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그렇게 시작한다. 조용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입을 다문채 시간이 멈춰 버린듯 그렇게 나와 관객은 스크린에 빠져 버렸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어렸을 적 부터 그림 그리기와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이와니 그녀는 6년 정도의 꽤 유능하고 후배와 동료에게 인정을 받는 애니메이터이다. 그녀는 엉뚱하지만 글을 좋아해서 시나리오로써 작가로 데뷔하고자 하는 김준하와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동네에서 아주 능첨스럽게 그렇지만 서로 우애주며 어느 연인들 부럽지 않게 달콤한 동거를 한다. 그렇게 평범하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오던 그들에게 위기가 닥쳐오는 느낌에 장면 싱크대 위에 냄비 뚜껑이 떨어 지면서 난 이제 부터가 사건에 시작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와니에겐 이복 남동생 영민이 있다. 어렸을적 아버지가 데려온 남동생.... 영민은 순수한 외모에 누나를 잘챙겨주고 이해해주며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자상한 동생이다. (이들에겐 관객들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지만....) 동생 영민은 누나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드러내게 되고 와니또한 영민을 동생이 아닌 남자로써 생각하며 첫사랑으로써 영민에 유학길을 따르고자 한다. 이 둘의 사랑에 또 한명에 여자가 등장하니 그 녀에 이름 소양. 소양은 영민을 사랑하는 청순한 소녀로써 영민을 어렷을적 부터 따른던 그리고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영민을 사랑하는 여자이다....
그렇게 영민이 귀국 한다는 소리에 와니는 아련한 아픈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과거와 현재에 대한 사랑이 교차하면서 준하와 작은 균열이 일어난다. 그즈음 여고시절 영민을 좋아하던 소양이 그들의 집에 찾아오면서 와니는 점점더 여고시절 영민과의 추억 속으로 이끌려 가며 준하에게 무거운 마음을 안겨주고 준하는 와니의 상처와 영민의 존재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역시 재밌는 영화를 보면 마지막 장면을 떠올린다고 했던가? 준하는 와니에게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 서울 자신을 집으로 가고 와니는 비가 내리는 저녁 늦은시간 집으로 돌아와 갑자기 저절로 켜지는 TV소리에 놀라고 정적이 흐르는 방안 아무도 없는 빈 침실 그리고는 냉장고에 붙어있는 집열쇠와 쪽지를 발견한다. 그 안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너 저녁 늦게 들어오는데 걱정이 되서 TV타이머 작동시켰다. 놀라지마...." 라고 그 글을 읽으며 흐느끼는 와니.... 줄줄 흐르는 비와 함께 텅 비어있는 집 그리고 1년동안 같이 지내던 친구같던 연인이 곁에 없다는 슬픔이 와니에게는 크나큰 슬픔이었나 보다.
계속되는 비.....
아무도 없는 크고 텅빈 조용한 집....
그리고 쓸쓸한 아픔....
다음날 내리 쬐는 햇살을 맞으며 와니는 준하가 1년된 기념으로 사준 노란색 모자를 쓰고 서울로 향하고... 집앞에서 만난 와니는 준하에게 커피한잔 달라는 말로 와니에게 조용히 접근한다. 간단한 그간에 인사와 커피 한 잔 을 마시고 바로 일어 서는 와니는 준하에게 놓고간 CD를 주고 출근길에 나선다.... CD를 켠 준하는 와니에 애니메이션을 본다. 아주 재밌고 익살 스럽고 앙증맞은 애니메이션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가슴 찡한 애니메이션 이었다.
그 속에는 언제나 졸릴때 업고서 침실로 데려가던 추억....
감기 걸렸을 때 얼음찜질을 해주던 추억...
좋아하는 매운탕에 어울리지 않는 와인을 먹던 추억....
그리고 와니의 음성.....
"서로 눈을 보면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
사람 마음은 참 알기 어려운 거니까...."
CD속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준하는 자신의 마음속에 여전히 그녀, 와니가 있음을 재차 확인한다. 그에 촉촉한 눈망울에 적셔 있는 눈속에서 난 알 수 있었다.
순정만화 같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지루해 질때쯤 간간히 등장하는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해학이 이 영화에 키 포인트인듯 하다. 첫사랑이 던저주는 메세지 그것을 우리가 풀어 가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생각했다. 에니메이션으로 시작한 에필로그 부분과 프롤로그로 끝이나는 에니메이션이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순수한 첫사랑에 신비로운 장면은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나의 기억속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