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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차려줘도 맛 없다면 굶어라. 스파이더맨 3
cropper 2007-05-02 오후 3:17:50 4591   [20]

역사상 블럭버스터 시리즈물 중에 비평가 평점이 "A" 가 나온 경우는 단 세편.
"스타워즈", "반지의제왕" 그리고 오늘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개봉이 이루어진 "스파이더맨"이다. 

상당수 국내 어린 관객들에게는 그냥 날고 기는 액션 블럭버스터물 쯤으로 여겨질 지 모르지만
국딩때 부터 스파이더맨 노래를 입에 걸고, 조악하게 묶인 만화책을 펼쳐든채 '찍찍'거리며 입으로
거미줄을 쏘아대던 필자같은 세대는 검붉은 오프닝 크레딧만으로도 울컥! 하는 살아있는 역사 이자
아직도 가슴속에 살아있는 영웅이다.

'당신 미쳤어? 왕따에 덩치도 작고 어리버리한 그런 어린 놈이 새 시리즈의 주인공이라고?
게다가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질겁하는 거미의 능력을 가진 ??"
선이 악을 물리치는 힘쎈 영웅들이 활거하던 코믹스 시장에 새로운 컨셉을 제시한 스탠 리(Stan Lee)는
이런 사장의 호통에 사표를 쓸까 고민하다가 1962년 8월, 그 달에 폐간되는 잡지' Amazing Fantasy" 15권의
마지막 부분에 사장 몰래 '스파이더맨'을 선보인다.  (스탠 리는 '엑스맨','헐크','데어데빌','환타스틱4' 를
창조한 만화작가이다)

그러나 이 폐간잡지의 판매부수가 1위를 차지한 이변이 발생하게 되고, 그 원인이 찌라시 처럼 붙어 나간
'스파이더맨'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생활밀착형 불우학우 히어로"는 극적으로 탄생하였다.

기술적인 이유로 '제임스 카메론'이 고사하면서 호러무비의 대부 샘레이미 로 그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지
벌써 7년.  그 동안 1편과 2편이 평단과 관객 모두의 극찬을 받아 온지라 그의 마지막 행보인 3편에 쏟아지는
기대가 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3억불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은 곤충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게다가 너무 흉측해서 샘레이미 자신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스파이더맨 최대의 라이벌인 "베놈"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의 기대치를 극에 도달하게 하였다.

스파이더맨은 참 특이한 영화다.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웅물도 액션영화도 아니다.
이제 [스파이더맨]은 전편을 보아 온 사람들이면 다 알 수 있듯이 액션씬이 가미된 독특한 웰메이드
'성장 드라마' 다.  
1편 "큰 힘에는 반드시 큰 책임이 따른다" 와  2편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영웅이 있다" 에 이어
3편에서는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 이라는 명제를 던진다.

3편에서 피터파커는 사회인과 영웅으로서 성장하면서 피곤하지만 보람있는 투잡 생활에 잘 적응한다.
(사실 직장생활이라는 것도 자신의 셀카를 찍어 파는 영세한 수준에 불과하다)
슈퍼맨처럼 우주를 넘나드는 글로벌한 영웅은 못되지만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특히 빌딩이 높은 뉴욕에서 더 폼나는) 영웅으로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회초년생들이 그러하듯 스파이더맨도 바쁜 일과 성취욕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소원해 지기도 하고 그 때문에 가슴아파하고 고민한다.  게다가 직장에서는 라이벌 때문에 밥줄이 위태롭고
삼촌의 살인범 때문에 집구석도 뒤숭숭 한데다가 이런저런 불안함과 복수심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파이더맨 3] 에는 외형상 3명의 적이 등장하고, 내형적인 것을 합하면 모두 5개의 적과 싸우게 된다.
이 5개의 적이 상징하는 것은 보통 사람인 우리들이 겪는 다섯개의 갈등을 상징한다. 
베놈이 상징하는 직장에서의 갈등, 샌드맨이 상징하는 사회악과의 갈등, 해리(그린고블린 Jr.)가 상징하는
교우관계의 갈등, 메리제인이 상징하는 이성관계의 갈등, 그리고 블랙스파이더맨이 상징하는 내면의 갈등이
그것이다. 

피터파커가 이러한 다섯가지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서 이 사회의 성인으로서,
그리고 서민밀착형 영웅으로서 한단계 더 성장하는 실질적인 완결편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하겠다.     

샘레이미 감독은 이제 '최종편'이라는 부담스러운 이름에 걸맞게,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을 빽빽히
담았다.   누구말마따나 2시간 반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 동안 "자리 한번 고쳐 앉을 새도 없는 영화"
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로 가득하다.
아마 어떤 관객은 마치 부페식당이 오히려 더 먹을게 없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영화 [스파이더맨 3]은
너무 맛있는게 많아서 어느것을 먹어야 할 지 모르는 당혹감과 지나친 포만감으로 무장한 '퍼줘도 불만이냐'
의 영화이다. 

샌드맨이 처음 모습을 갖추는 장면에서 볼 수 있는 특수효과의 정교함과 완벽에 가까운 감성적 표현능력을
경험하고 나면 왜 [스파이더맨 3]이 고만고만한 헐리우드 영화의 특수효과들 속에서 유독 그렇게 빛나는지
알게 된다.
이제는 왠만한 영화의 액션씬에서는 핸드폰 통화까지 하는 몰지각한 관객이 있는 판국임에도
해리와의 초반 결투씬이나 경찰서장 딸을 구출하는 포크레인 씬의 한 차원높은 감각은 극장내를 단숨에
'허걱' 하는 집단 무호흡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게다가 전편과 마찬가지로 헐리우드가 자랑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일몰과 일출처럼 변화하는
섬세한 연기를 펼쳐보이는 것은 [스파이더맨] 이 관객에게 선사하는 최고의 덤 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장면은 주인공 토비맥과이어의 뮤지컬 연기이다. 
감독 샘레이미는 외계물질 심비오트에 물들어 가는 피터 의 모습을 앞뒤 정황이나 자잘한 대사 대신에
뮤지컬로 표현하는 깜짝 쇼를 펼친다.

재즈 음악에 맞추어 껄떡대고 껄렁대는 피터의 발걸음이나 자동차 와이퍼로도 안닦일것 같은
진한 다크서클, 그리고 범생이 8:2 가르마를 과감하게 내던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식 내림머리와,
귀엽게 조물거리며 말하는 귀여운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왕재수 버터남 목소리로 뻐꾸기를 날린다.
역시 샘레이미 감독은 위트와 블랙유머가 섞인 공포영화의 명작 [이블데드]의 감독답게
누구도 [스파이더맨]에 이런 장면이 나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씬을 삽입하였다.

피터가 빨래방에서 스파이더맨 옷과 흰옷과 같이 빨다가 빨래를 다 망치는 장면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거미줄이 분비되지 않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다 들키는 장면이
[스파이더맨 2]의 가장 빛나는 장면이었던 것 처럼  이번 3편에도 보석처럼 빛나는 장면들이
곳곳에 박혀있다.
(1편에서 피터가 메리를 처음 만났을때 찍어주었던 사진이 피터의 방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가 얼마나 메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소품들이다)

스파이더맨은 누가 뭐래도 전형적인 미국영화다. 미국인의 생활속에 45년 동안 뿌리깊게
자리잡은 전설이다.   우리의 민족의식 변두리에 들락날락거리는 '주몽'같은 일회성 드라마가 아니라
오랜 세월 미국인의 뇌리에 촘촘히 점철되어 온 토착 신앙이다.

미국은 끝없이 그들의 젊은이들을 세뇌한다.  거대한 미국을 크게 흐트러짐 없이 세계최강국으로
이끄는 힘은 사실 별개 아니다.  
악과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정신.  그것을 끊임없이 어릴때 부터 밥과 함께 떠먹인다.

스파이더맨 3편에도 1,2 편과 동일한 인물들이 까메오가 등장한다.  이블데드의 히어로 '브루스 캠벨'이
프랑스식당 지배인으로 나와 폭소를 안겨주고 감독 샘레이미의 동생인 테드 레이미가 맨날 쿠사리먹는
뷰글신문사 동료 호프만으로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백미는 바로 마블코믹스의 사장이자
미국영웅들의 아버지 스탠 리(Stan Lee) 이다.
그는 중간에 스파이더맨이 영예로운 시민상 수상식 직전에 피터에게 다가와 또 이렇게 세뇌한다.

"단 한명의 영웅으로도 세상은 바꿀 수 있다"

베놈과 샌드맨의 협공에 맞서 싸우기 위해 수트를 갈아입고 당당하게 나선 스파이더맨.
그가 마천루위에 올라섰을때 화면을 가득 채운 것은 다름 아닌 "성조기"였다.

필자가 정말 아찔하고 무서웠던 장면은 바로 그 장면이었다.
 
Filmania   CROPPER

 


(총 2명 참여)
h31614
기사 제목 정말 공감입니다^^   
2007-05-07 11:13
jswlove1020
사람마다 차이가 나는것 같아요 ~ 다들 다르니...ㅋ   
2007-05-07 09:20
nampark
네 이런게 맛있게 잘차린 밥상이라면 차라리 굶겠습니다.   
2007-05-06 19:52
theone777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ㅎㅎ 비유 최고 적절!!   
2007-05-05 16:41
selo1004
완벽한 리뷰네요 동감이에요   
2007-05-05 15:57
nilman
이글을 보고나니까...더 보고싶어진다...ㅠ_ㅠ   
2007-05-05 11: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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