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 정권, 4.19, 5.16 등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효자이발사의 송강호(성한모)란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몇일전에 시사회로 본 하류인생, 그리고 작년 12월에 개봉한 실미도와 올해초 영화계를 강타한 태극기 휘날리며... 모두 근현대사를 다루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각각 한가지 사건. 즉, 실미도는 청와대를 습격한 1.21 김신조 무장공비 사건과 연결된 실미도 부대의 이야기고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비극적인 상황에서의 형제애를 다룬 영화이죠.
하지만, 하류인생과 효자동 이발사는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 정권에서 군사정권까지의 결코 짧지않은 격동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인물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류인생과 효자동 이발사는 그런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의 인생이 매우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힘없이 따라가고 변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슷한 시기에 이렇게 똑같은 역사적 배경을 두고 두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참 묘하네요. ^^
효자동 이발사의 경우는 각하의 이발사로 각각의 시대적인 상황과 맞물리면서 한 가정의 남편이자 소심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옵니다.
성한모는 약간 모자르게 보이는 순박하고 따뜻한 아버지입니다. 또한, 권력자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고 그토록 소중한 아들의 뺨도 때리는 소심한 사람이죠. 하지만 그것은 소심해서만은 아니고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기에 그랬다는 느낌이 드네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큰 무리없이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기복없이 흘러갑니다. 이전의 영화에서처럼 송강호의 격정적인 모습은 없습니다. 문소리또한 너무 자연스럽게 성한모의 부인이자 성낙안(아들)의 어머니로 나오죠. 너무 잔잔하게 흘러가고, 가끔 익살스러운 웃음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