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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소중한 눈물과 감동!! 내일의 기억
julialove 2007-05-07 오전 8:05:54 1248   [4]

poster #1 

5월 가정의 달을 겨냥하기라도 한 듯이 줄줄이 개봉하는 우리나라의 가족소재 영화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작은 일본영화가 한 편 있다. 두 남녀 중견배우의 안타가운 표정이 인상적인 포스터의 [내일의 기억]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낯이 익은 일본의 대표 중견배우 와타나베 켄 주연의 [내일의 기억]은 영화팬들에게 꽤나 익숙한 “알츠하이머 병”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주변의 모든 것을 조금씩 기억 속에서 지워나가야 하는 가장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병인 알츠하이머 병을 소재로 가족의 소중함과 세상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려 하는 영화 [내일의 기억]은 따스한 5월에 조용히 가슴 속을 파고드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또한 영화 [내일의 기억]은 한국영화에서 요즘 트렌드와도 같은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일본영화 속에서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still #7

사에키는 일에 있어서 빈틈없고 철저해서 어찌보면 까다롭기까지 할 정도로 유능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요즘따라 깜빡깜빡 하는 것이 유독 눈에 띈다. 단순한 건망증일거라 넘겼지만 일에 있어서는 단 한번도 실수한 적 없던 그가 회의를 잊어 버린건 단순한 건망증으로 넘기기엔 무언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영화 [내일의 기억]의 주인공 사에키는 너무도 평범한 중년 남성이다. 회사에서 누구보다 유능하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직원이기에 아내나 자식들에게는 가끔 소홀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네 아버지들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아버지, 그런 남편이 요즘 이상하다. 같은 물건을 자구만 사다 모으기 시작하고, 평소보다 더 피곤해 하는 모습이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한 것이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관객들은 참으로 조심스럽게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어쩌면 영화 속 주인공이 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있고,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존재, 즉 우리의 아버지이고, 우리의 남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사에키가 변해가는 모습은 보는 내내 가슴을 아프게 만들고, 보고 있자면 눈동자에 촉촉이 맺혀가는 눈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영화 [내일의 기억]은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린 주인공을 통해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진부하고 식상한 모습의 신파를 그리기 보다는 평범한 주인공의 모습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찬찬히 보여줌으로써 더욱 더 관객들을 편안함 속 아픔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still #3

영화 [내일의 기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본영화가 주는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그대로 가진 영화이다. 일본의 가족영화가 주는 이미지는 헐리웃이나 우리나라의 가족 소재 영화들이 주는 느낌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있다. 바로 자연과 평범한 일상이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 [내일의 기억]에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주인공의 독특한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기억을 잃어가는 아픔을 가진 주인공의 일상이 담겨 있고, 그 속에는 그를 바라보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픔이 묻어나 있으며, 지극히 평범함 속에서 감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자신의 병이 심각해지는 것을 알고 회사를 그만 둔 사에키는 아내와 함께 집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아니 치료가 아닌 어쩌면 가족들과의 추억을 새삼 다시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에키는 때론 아내를 힘들게도 하고, 자신으로 인해 아파하는 아내의 모습에 미안해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미안함을 가지는 자신 조차도 미안할 뿐이다. 이제 그에게는 일을 나간 아내를 조용히 기다리고, 가끔 도자기를 빚으러 외출을 하고, 종종 찾아오는 손자와 노는 것이 유일한 일상이다. 이렇듯 영화 [내일의 기억]은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사에키의 일상을 따라가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와 함께 하는 느낌을 가지도록 해준다. 아내와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은퇴한 중년의 아버지들의 무료한 일상을 보는듯하지만 그에게는 남들과 다른 ‘아픔’이 있다는 것을 그저 가만히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 가족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연이라는 소재는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빼놓을 수 없다. 일본영화는 바쁘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감정을 흘러가게 하면서도 간간히 자연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의 여유, 잔잔한 감정의 정리를 도와준다. 영화 [내일의 기억] 역시 사에키가 항상 걷는 골목과 종종 비쳐지는 자연 풍경들, 그리고 마지막 장면까지 자연이 주는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still #4

또한 영화 [내일의 기억] 속에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주인공의 안타까운 모습과 함께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아픔이 절제되어 나타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 영화 속 사에키의 가족들은 병에 걸린 그를 마냥 불쌍하거나 가엽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사랑스러운 남편과 편안한 아버지로 대할 뿐이다. 아내인 에미코는 퇴직한 후 갑자기 출근을 하겠다며 나가는 사에키를 따라 나가서 함께 산책을 해주고, 그저 남편으로서 하루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대화하고, 그와 함께 모든 것을 나누려 한다. 결혼한 딸 역시 그렇다. 아버지를 위해 휴대폰을 마련해 주고,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보며 마냥 눈물 흘리고, 가슴 아파하는 모습의 딸이 아니다. 영화 [내일의 기억]은 주인고인 사에키와 그 주변의 사랑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관객들로 하여금 가족의 상처를 대신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유난히도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가족애와 사랑에 대한 아픔을 끌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영화 [내일의 기억]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그로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가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인가를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내일의 기억]이 전해주는 커다란 교훈이기도 하다.

still #5

영화 [내일의 기억]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라면 아마도 “와타나베 켄”이라는 배우가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헐리웃 영화들에서도 봐왔던 낯익은 일본 중견배우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라스트 사무라이]에서는 강인한 카리스마의 남성상을 보여주었고, [게이샤의 추억]에서는 젠틀하면서도 부드러운 남성상을 보여준 와타나베 켄은 그야말로 “남성”의 이미지를 가장 멋지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이다. 그리고 이번 영화 [내일의 기억]에서는 또 다른 모습의 남성상, “아버지”와 “남편”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때론 강하지만, 때론 한없이 약한 모습의 두 존재를 가슴 깊숙이 밀려오는 감정의 연기로써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지워가면서 스스로 힘겨워 하는 모습은 보는 내내 관객들의 가슴을 자극한다. 그리고 마치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한 인간적이고, 정성어린 연기는 자연스레 눈물샘을 자극해 주기도 한다. 강한 인상을 가졌지만 너무도 풍부한 감성을 지닌 와타나베 켄의 연기는 영화 [내일의 기억]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감싸 준다. 그리고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남편을 헌신적으로 보살피고, 언제나 그의 곁에서 사랑을 보여주는 아내 에미코를 연기한 히구치 카나코의 꾸밈없고 절제된 연기는 와타나베 켄과 함께 영화를 보는 동안 잠시도 가슴을 울리지 않을 수 없도록 해준다. 영화 [내일의 기억]은 그 어느 것 보다 두 배우의 진심어리고 사랑이 듬뿍 담긴 연기로써 관객들을 우리게 한다.


5월은 참으로 따뜻한 계절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통해 가족을 생각하게 되고, 스승의 날을 통해 고마운 스승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가 하면, 이제 차가운 눈과 바람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작은 영화 한 편에서 느껴지는 작은 감정들도 가슴 깊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영화 [내일의 기억]은 그 제목처럼 내일에 대한 기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 담긴 가족과 사랑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항상 곁에 있기에 쉽게 잊고 살고, 항상 마주치기에 무관심해지기도 쉬운 그런 존재,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부모님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을 새삼스레 돌이키게 해주는 영화이다. 세상에서 나를 기억해줄 수 있는 단 한 존재가 있음에도 감사하고, 그의 기억 속에 내가 자리 잡고 있음에 감사해야 함을 말해주는 영화 [내일의 기억]은 보고난 뒤 극장을 나설 때, 가슴 한 켠에서 밀려오는 여운을 감출 수가 없을 것이다.


(총 1명 참여)
kgbagency
일본영화 특유의 섬세함이 돋보였어요 잔잔하고...
but 대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2007-05-17 15:4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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