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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의 의미 브로크백 마운틴
mchh 2007-05-07 오후 5:09:20 1419   [2]

개봉 하기 전, 이 영화는 이미 동성애라는 주제로 인해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여름 한 철, 양떼 방목일을 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히스 레져)와 잭(제이크 질렌할). 서먹하던 둘은 친구로 지내며 서서히 마음을 터놓게 되고 그들의 우정은 그 이상으로 발전한다.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헤어진 두 사람에게는 각자의 삶이 기다리고 있고 4년 만에 다시 만난 둘은 서로에게 가졌던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만다.

  이 영화를 보고 난 지금 ‘게이 영화’가 아닌 ‘로맨스 영화’라고 칭하고 싶다. 단순하게 둘의 동성애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랑 자체의 본질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둘의 사랑이 이질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주위의 시선들 때문에 힘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사랑하는 것 자체의 괴로움을 담고 있다. 둘 중 다소 소극적인 인물인 에니스가 어린 시절 성기가 뽑힌 체로 죽은 한 남자를 떠올리며 자신의 성적 정체성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산에서 내려 온 둘은 각자의 삶을 꾸려나간다. 그리고 4년 만에 다시 만난 그들은 당연히(?) 브로크백을 찾는다. 하지만 둘의 삶의 색깔이 점점 달라지는 것처럼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고 갈등을 느끼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의심하게 된다. 잭은 나날이 생활이 발전하는 방면, 에니스는 그러지 못하다. 감독은 에니스라는 인물에게 짐을 많이 지어 준 듯한 기분이었다. 어린 시절의 악몽 같은 기억과 수동적인 성격 그리고 아내가 둘의 재회에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 등 그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이것이 동성애라는 힘든 사랑을 보다 더 사실적이고 이해가 쉽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세상과 그들 주변은 인정하지 않는 현실을 브로크백만이 말없이 수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둘의 사랑과 브로크백의 존재. 브로크백을 찾을 때마다 그들의 삶은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산은 그대로이다. 그것이 사랑을 유지시켜 줬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드넓은 대자연은 그들의 사소한 감정들은 다 포용하고 숨겨주기 때문이다.

  둘의 주변인들도 영화의 완성도에 충분한 기여를 하였다. 죽은 잭의 부모님은 에니스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상한 듯 눈앞에선 그 앞에서도 짐짓 모른 체를 한다. 그리고 잭의 부인 역시 전화 통화를 하면서 둘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 하고 받아들인다. 에니스의 부인 또한 남편의 비밀을 알고 오열하며 혼란에 빠지지만 결코 그의 삶에 완전한 개입은 거부한다.

  이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에니스가 잭이 남긴 옷을 바라보면서 “I swear"(나는 다짐한다) 라고 읊조리는 부분이다. 자신의 피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옷을 보면서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을 한 것일까? 관객에게 질문을 한 듯한 이 장면에 나는 그가 복잡해진 현실과 그에 대한 사랑에 대한 궁금증과 의심에 대한 확신의 도장이 아니었나라고 답하고 싶다.

  이 작품을 만든 이안 감독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끊임없이 반문하는 듯하다. 그리고 성급하고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조심스럽고 고요함을 택한 것 같다.

  이제껏 봐 왔던 동성애 영화와는 사뭇 다른 진지한 영화. 그 속에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생각하게 하고 답습하게 만든 영화. 그래서인지 그들의 사랑이 비록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이었지만 아름답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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