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실망이라 하겠다. ... 액션씬은 아주 뛰어나다 할만하나 2편에서 보여준 깊이 있는 드라마가 액션과 조화되는 면에 크게 기대를 건 나로썬 산만한 전개가 맘에 들지 않았다. ... 특히 영화 중반에 많이 지루. ... 다만 액션씬 덕에 티켓값은 충분히 했다는 생각.

  스파3는 액션과 드라마를 한데 섞어 지루함 없는 액션드라마를 의도했는 듯 하다. .. 영화를 보면 10분 정도 간격으로 액션씬이나 볼거리들이 등장을 해준다. ... 스파이더 맨 vs 뉴 고블린, 샌드맨 탄생, 크레인 사고, 샌드맨 vs 스파이더 맨, 블랙 스파이더 맨으로 변하는 과정, 샌드맨 vs 블랙 스파이더 맨, 파커와 해리의 육탄전, 블랙슈트 분리와 베놈 탄생, 막판 2:2 배틀 까지 ... 각 액션씬들은 1,2편보다 분량도 많고 기술력이나 아이디어 면에선 2편에 뒤지지 않는다. ... 스파이더 맨 vs 뉴고블린 의 대결은 화려한 앵글을 보여주며 ... 컴퓨터 그래픽이 눈에 띄는 단점이 있지만 ... 밤이라는 다소 시각적인 재현이 힘든 배경에서 그런 액션씬을 펼친 건 높이 평가할만 하다. (사실 밤이라는 배경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 티가 다소 난 거다) ... 샌드맨과 관련된 액션씬들은 기술력은 물론 아이디어에서도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며 (특히 샌드맨 탄생 씬은 스파3 최고 명장면) ... 크레인 사고 액션시퀀스는 악당과의 싸움이 아니어도 충분히 재밌는 액션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막판 2:2 배틀 시퀀스는 이 영화의 기술력을 총 집결시킨 스케일로 승부를 본다. ... 액션씬은 아주 훌륭하다. ... 신선도가 아주 높은 2편의 전철액션시퀀스 수준은 없지만 그 대신 그에 못지않은 액션들로 분량이 많아졌다. ... 액션만 본다면 만족스러울 것이다. ... 단, 산만한 드라마가 액션의 긴장감을 다소 떨어뜨리는 것은 단점.

( 초반 피터와 해리의 전투씬에 대해 좀 더 사족 같은 얘길 달면 ... 디지털 상영과 아날로그 상영에서 큰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 디지털 상영이 더 뛰어난 화질에도 불구 너무 그래픽 티가 도드라지게 눈이 따라가기가 힘들다. ... 반면 아날로그 상영은 그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게 보인다.)

  이 작품의 결정적인 실망 요인은 스토리에 있다. ... 많은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갈등을 다루면서 이야기가 산만해졌고 그에 따라 스토리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 그리고 상영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리한 편집을 가한 듯 스토리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띈다. ... 아무래도 이 스토리에서의 부진의 원인은 시나리오를 못 썼다기 보단 욕심이 컸다는 데 원인이 있는 듯하다. ... 3명의 악당, 블랙스파이더맨으로의 변신, 파커와 엠제이와 해리의 삼각관계, 피터와 그웬 그리고 에디와의 삼각관계, 거기다 파커와 엠제이 간의 청혼 문제, 갈등 문제. 참 다루려 한 내용이 많았다. ... 스토리를 보면 이런 여러 이야기들은 잘 묶어 전개시키려는 노력이 역력했지만 ... 감당하기엔 그 양이 너무 많았다. 이 중에 조금이라도 욕심을 접어줬으면 스토리가 훨씬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 특히 여러 이야기들 중 제일 지루했던 건 피터와 메리 제인과의 갈등 이야기였는데 ... 분량도 상대적으로 너무 많고 그들의 갈등이 청혼에다 꿈에다 해리간의 삼각관계 문제까지 등등 너무 많은 갈등을 무리하게 담아 스토리가 산만해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듯하다. 아마 제작진은 피터와 메리 간의 갈등을 줄기로 모든 갈등을 담아내려 한 듯한데 ... 그것이 결정적으로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든 것 같다. ... 물론 많은 이야기를 2시간 20분에 담아내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 그래도 피터와 메리 제인 간의 이야기를 줄여 간략하게 하고 그 틈에 샌드맨의 이야기나 에디와 그웬의 이야기를 보충해줬더라면 ... 많은 이야기들이 훨씬 덜 산만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야기의 개연성 부족은 아무래도 편집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짐작을 해 본다. 사실 스파이더맨3는 156분의 상영시간으로 나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끝내 나온 영화의 상영시간은 140분. ... 16분의 장면을 잘라낸 것이다. ... 아마도 내 짐작으론 다소 설명이 부족해 보인 샌드맨, 에디, 그웬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잘려 나갔을 것 같다. ... 그 외 이야기 연결이 부족한 부분도 상영시간을 줄여 초반 흥행을 유리하게 하겠다는 의도에서 잘려나간 게 아닌가 하는 짐작이 든다. ... 1,2편의 높은 스토리를 보여준 제작진들이 많은 욕심으로 산만한 전개를 했어도 개연성이 부족하게 이야기를 짰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특히 퓰리처상 수상자에 2편의 각본을 쓴 엘빈 사젠트가 이번에도 참여했는데 ... )

( 개연성이 부족했다는 소리를 듣는 ‘킹덤 오브 헤븐’이란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도 작년엔가 잘려진 씬들(40분 가량)을 복원한 감독판을 내면서 개연성이 훨씬 좋아졌다고 한다. 아니 완벽해졌다고 까지 한다. ... 그리고 극장판은 범작이었는데 감독판은 걸작으로 변했다 고도 한다. ... 나도 이거 극장판 보곤 감독판 기대를 했는데 곧 한 번 봐야겠군. )

  ... 그런 점에서 아마 나올 것이라 생각되는 스파이더 맨 3.1 (스파이더 맨 3 확장판? / 스파이더 맨 2의 경우, 3편 개봉 전에 2.1이라는 확장판을 냈음.) 에서 잘린 장면들이 복원되면 ... 개연성 부분은 더 나아질 것이라 본다. ... 다만 그렇게 156분으로 시간이 늘어나도 산만한 전개는 극복될진 아직 의문이다.

  어쩌면 소니가 DVD는 아예 156분짜리로 낼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소니가 꼭 그래주길 바란다.  - 그것까지 안 나오면 자칫하면 스파3가 내년 골든래즈베리에 후보로 오르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 (너무 지나친 생각인가? ... 왠지 적어도 최악의 키스씬은 올라 갈 듯. 그웬과 피터의 거꾸로 키스씬이 ... - 1편의 그 키스씬이 영화사상 최고의 키스씬으로 선정됐기에 반사작용으로 ... ? )

(컬럼비아 게시판에 가서 잘린 장면 복원해서 DVD 내라고 협박이라도 할까? / 많은 팬들이 꼭 그래줬으면 좋겠음.)

  일단 3년을 기다려온 스파이더 맨 3에 대한 실망은 잘 만들어진 액션씬들과 1,2편을 뛰어넘을 걸로 보이는 흥행성적 ... 그리고 확장판에 대한 기대로 달래야겠다. 

( 근데 확장판은 언제 볼 수 있을 런지? ... 곧 군대 가는데 ... 설마 스파2.1 처럼 스파4 개봉 직전에? ... 소니야, 제발 그러지는 마라. )

( 덤으로 스파이더 맨 2.1 추천한다. ... 지하철 액션 시퀀스도 조금이긴 하나 더 늘어났고 ... 특히 제임슨 편집장의 스파이더 맨 쇼는 배꼽 빠질 만큼 웃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