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렇게 멍한 영화 오랜만이다. 그러나 그 느낌만 오랜만이지 이런 식으로 멍한 영화는 없었다. 시간은 너무 빨리 흐르지, 영화 끝나면서 모두가 동시 반응을 보인 영화. "끝났어?" 이 말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다. "벌써 끝났어?" 라는 아쉬움도 있을 수 있겠고, "뭐야, 끝났어?" 하는 어이없어 하는 것일 수도 있겠고.. 어떤 의미일지는 각자 다르겠지만 끝날 때 분명 "끝났어?" 라는 말은 나오게 될 것이다. 뭐 정신없이 95분 보여준 거 같긴 한데, 나올 때도 멍하고...
95분이라는 영화 시간이 짧기도 했지만 영화 자체가 진행이 굉장히 빨랐으며 졸만한 여지를 남겨둘만큼 질질 끄는 군더더기 장면들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아주 손색이 없다. 다만 마지막에 나오면서 허망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예로 드라마 <파리의연인> 끝날 때 많은 분들이 허무하고, 어이없다는 결론을 많이 짓지 않았을까? 이 영화도 그 결말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필립.K딕 영화 자체가 어쩌면 나한테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작품은 많은데 <블레이드러너><마이너리티리포트><페이첵><넥스트> 딱 4작품 봤는데, 예전에 인조인간의 생각을 다룬 영화를 빼고 최근 3작품은 정말 재밌게 봤다. 액션이 신나면서 모두 미래를 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영화들이다. <마이너리티리포트>는 미래에 자신이 살인을 하는 것을 보고 그것 때문에 쫓기는 내용이고, <페이첵>은 미래에 자기가 쫓기는 것을 미리 알고 그걸 계획한 미래의 나로부터 현재의 나가 도움을 받으며 쫓기는 내용이다. <넥스트>도 쫓기는 것은 마찬가진데, 주인공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 때문에 FBI와 테러리스트한테 동시에 쫓기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돌연변이나 초능력은 아니지만 2분 후의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걸 눈치챈 FBI는 크리스한테 핵폭탄의 위치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크리스를 쫓지만 단지 2분 앞을 내다볼 수 있다는 능력으로 이리저리 요리조리 잘도 피해다닌다. 그러면서 운명의 여자를 만나 (2분 미래로 몇 번의 작업으로 시행착오를 거친 후) 같이 여행을 떠난다. 계속 FBI는 쫓고, 크리스도 계속 피하다가 결국 테러리스트한테 여자가 잡히니 FBI와 협조해서 결국 여자를 구하고, 그러나 결국은...
뭐 매번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도 내용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단지 그 과정이 재미있을 뿐이다. 보면서 "나도 2분 후라도 저런 능력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끔 하는데 "니콜라스케이지" 의 행동이 그러하다. 초반에 카지노에서 요리조리 피해다니는데 그런 과정들이 굉장히 코믹하게 그러졌으며, 나중에는 총알도 날아오는 것을 알기에 피하게 되고, 산에서 나무들이 굴러떨어져도 그 순간 타이밍 기가막히게 해서 잘도 피한다. 후반부에서 여자를 찾기 위해 몸을 분산시켜가며 이곳저곳 찾는 데에도 2분 후의 능력이 사용되고, 총알을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요원처럼 이리저리 피하는 장면도 이 영화의 묘미다. 단지 요 정도의 재미를 위해서 추천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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