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을 계몽주의자라고 부르리라..
이건 반드시 호의적인 뜻은 아니다.
가르치기좋아하는 분들. 특히 "나는 진리를 안다. 깨우치지못한 너를 인도하리라.."
이런분들을 계몽주의자라한다.
이창동감독은 18세기계몽주의자의 시선으로 종교를 바라본다.
그당시 지식인들은 종교란 몽매한 민중의 자기최면일뿐이라고 여겼으나
아직까지 종교는 살아남았다. 아니 더욱 강력해졌다.
밀양은 반종교적인 영화다. 안티기독교라고 할수도 있으나 내가 보기엔 무신론자의 입장이 더 강하다.
신애라는 젊은여성의 고통을 나열하며 신이 아무힘이 되주지못하는걸 나무랄뿐아니라
당신이 있다면 왜 세상이 이모양인가하고 따지고 든다. 씁쓸..
사실 새로운 물음도 못된다. 세상의 정의에 관심있던 예민한 청소년은 누구나 하던 질문.
기독교도의 입장-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인간스스로는 구원을 얻을수없다.
따라서 완전한 존재 신께
의탁하여 영혼의 구원을 얻는다.
신애가 신께 바란건 무엇일까? 앞으로의 생에 어떤 장애물도 없는
행복하고 완벽한 삶?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면 신이 왜 필요하겠는가?
무신론자의 입장- 신이 애당초 없다면 환상이라면 신애의 바램은 처음부터 가능성없었다.
그녀는 쓸데없는것에 정열을 바친 가엾은 존재일 뿐.
이창동이 인생의 허무를 묘사하되.그래도 살아가야한다는걸 일깨워주는선에서 그쳤다면 이 영화는
놀라운 수작이 되었을것.
그러나 이창동은 인간끼리의 사랑과 보살핌을 신의 은총대신 제공한다.
글쎄?
불완전한 인간이 이 영화의 전제다. 아이를 잃은이유에는 신애의 과다한 욕구도 포함되며
용서받았느니하는 유괴범의 망발도 양심의 가책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인간적인 욕구에서 나온게 아닌가?
종찬도 신애가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 아니였다면 그정도의 사랑을 쏟아부었을까?
이창동감독의 계몽정신은 전작을 살펴보면 알수있듯이 예리하긴 해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계몽주의자들이 흔히 그러듯 인간에 대한 혐오감과 과잉기대가 뒤섞여있다.
이영화의 장점은 전도연의 탁월한 연기. 밀양의 소박한 아름다움. 서민생활의 과장없는 묘사등이다.
박하사탕을 보고 감상하신다면 좋은 경험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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