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에는 주인공들의 아웅다웅 티격태격 사랑싸움의 에피소드를 그리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빗대어 기사들이 나오고 주인공 들에게 촛점이 맞춰진 그냥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로 여겨졌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일약 흥행배우로 성공한 권상우.김하늘 커플이 다시 한번 뭉쳤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청춘만화에는 청춘들이 나오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다... 주인공들은 대학생... 성인이지만 영화속에 주인공들은 성인이 아니다. 어린 시절 가졌던 친구에 순수한 마음과 꿈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간직한 현실 보다는 이상을 꿈꾸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청춘이기 보다는 질풍 노도의 시기를 벗어나지 못한 어른도 청소년도 아닌 모호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그들이 보여주는 순수한 모습은 요즘 청춘들에게서 찾아보기 정말 힘들다는 점이 더욱 마음을 끌게 한다. 어린 아이들의 소꼽놀이 같은 지환과 달래의 아웅다웅 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 예쁘게 비춰지는 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사랑은 뜻밖에도 지환의 꿈이 좌절되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환이 조금씩 달래에 대해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면서 꿈을 잃게 된다. 그 꿈을 잃은 계기가 또한 달래에게도 지환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해준다. 지환의 트레이드 마크인 꿈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이 깨지면서 달래에 대한 사랑과... 이상이 현실을 뛰어넘지 못함에 겪는 어른이 되기 위한 방황을 보여준다.
지환과 달래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되고, 친구에서 연인이 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좌절한 꿈 안에서 지환은 달래를 통해 다른 꿈을 꾸게 된다. 그리고 달래는 지환으로 인해 힘을 얻어 그동안 자신을 지켜주던 무엇인가를 과감히 던져 버릴 수 있게 된다.
이한 감독님은 현실 보다는 이상을 좋아하는 거 같다. 엔딩에서 느낀건... 지환과 달래는 현실을 알게 되지만 결국 서로에 사랑속에서 또다른 꿈을 꾸며 자신들의 순수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는 이런 평가를 하더라... "청춘을 그리려다 아동일기를 그렸다고..." 난 그 글에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순수하게 그려지면 아동으로 전락하는가? 만약 그들이 순수함을 잃었다면 영화는 "청춘만화"가 아닌 정말 유치한 멜로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라고~ 꿈을 잃고 사는 우리에게 사랑에 관한... 혹은 잃어버린 꿈에 대한 작은 설렘을 안겨주는 영화임에 틀림없다...